'ESG 공시' 선택 아닌 필수로···연결자산 10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 의무화
공시 초기 3년간 포괄 면책 적용
2030년부터 제3자 인증 의무화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속가능성(ESG) 공시 의무화 대상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고, 2028년부터 자산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제도 초기에는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3년간 포괄적 면책을 적용하고, 공시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제3자 인증은 2030년부터 의무화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9일 오전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방안' 최종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새 정부 국정과제로 ESG 공시 제도화를 추진해 왔으며 지난 2월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의견수렴안을 공개한 뒤 기업, 경제단체, 기관투자자 등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안을 마련했다.
당초 초안은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거래소 공시를 우선 도입한 뒤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방안이었다. 최종안은 공시 대상을 확대하고 시행 방식도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공시로 변경했다.
대상 기업 단계적 확대
우선 공시 대상은 2028년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적용한다. 2029년에는 5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2028~2029년 운영 상황을 평가한 뒤 2030년에는 2조원 이상 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시 대상 기업은 종속회사를 포함해 2028년 291개사, 2029년 3171개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결공시 첫해에는 자산과 매출이 모두 연결기준 10% 미만인 종속회사는 공시 범위에서 제외한다. 공시는 2028년부터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를 통해 시행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면책제도도 함께 도입된다. 제도 시행 후 3년간은 공시정보 전반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과 행정제재, 형사처벌을 면제한다. 다만 고의적인 그린워싱에 대해서는 손해배상과 행정책임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그 이후에는 지속가능성 공시 특성을 고려한 면책제도가 적용될 예정이다. 미래 예측정보,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 협력업체 등 제3자로부터 확보한 정보처럼 불확실성이 있는 내용은 합리적인 근거와 판단에 따라 충실히 공시한 경우 손해배상과 행정책임을 면제하고 형사책임도 배제할 방침이다.
신뢰성 위한 인증제도 구체화
공시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제3자 인증 제도도 제도화한다. 인증 의무화는 공시 시행 2년 후인 2030년부터 적용하며 인증 범위와 수준, 인증기관 제도 등은 향후 법령 개정 과정에서 구체화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공급망 전반을 포함하는 스코프3(Scope3) 공시는 기업 준비기간을 고려해 공시 대상별로 3년 유예한다.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은 2031년, 5조원 이상은 2032년, 2조원 이상은 2033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이면서 고탄소 배출 업종이 아닌 기업은 스코프3 공시를 면제하는 기존 방침도 유지했다.
법정공시 대상이 아닌 기업을 위한 자율공시도 활성화한다. 거래소 자율공시 체계를 정비해 KSSB 기준에 따른 자율공시를 지원하고, 공시우수법인 선정 시 가점 등 인센티브도 부여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의 공시 준비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회계기준원은 업종별 대표기업과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하고 반복 질의 사항에 대한 모범사례(Best Practice)를 공개한다. 환경부는 2028년까지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기업들이 고가의 해외 분석도구를 대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스코프3 공시에 필요한 데이터 구축도 추진한다. 환경부는 주요 수출 15개 업종의 스코프3 배출량 산정 가이드라인을 2028년까지 마련하고, 제품 전 과정 환경영향을 산정하는 LCI 데이터 1000개를 구축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협력업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산업공급망 ESG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
정부는 ESG 컨설팅도 확대한다. 산업부는 향후 공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결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원하고, 금융위는 정책금융기관의 동반성장협약을 활용해 협력업체에 대한 ESG 컨설팅과 자금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공시정보 활용도도 확대한다. 국민연금은 기업과의 대화 등 기금운용 전반에서 ESG 공시정보 활용을 확대하고 다른 기관투자자도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과정에서 ESG 요소를 적극 반영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회사의 전환금융에서도 ESG 공시정보 활용 방안을 검토한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로드맵을 바탕으로 이르면 이달 중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ESG 공시 최종안은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 논의가 자율공시 단계에서 법정공시 체계로 넘어가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당초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기업부터 시작하려던 방안이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되고 공시 채널도 사업보고서 공시로 정해지면서 기업의 준비 부담은 이전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가 도입 초기 3년간 포괄적 면책을 두고 스코프3 공시와 제3자 인증 의무화에도 유예기간을 설정한 만큼 제도 안착 과정에서 기업의 시행착오를 일정 부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공시 의무 자체보다 기업들이 기후·공급망·지배구조 관련 데이터를 실제로 얼마나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다. ESG 공시가 보고서 작성에 그칠 경우 기업에는 비용 부담으로 투자자에게는 형식적 정보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공시 기준과 데이터 인프라, 컨설팅 지원이 함께 정비된다면 투자자는 기업의 장기 리스크를 비교할 수 있고 기업도 자본시장 내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앞으로는 법 개정 과정에서 면책 범위, 인증 기준, 중소·협력업체 부담 완화 방안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되는지가 제도 실효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 지속가능성(ESG) 공시 : 기업이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와 관련된 위험과 성과, 경영 현황 등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제도.
☞ 사업보고서 : 상장회사가 사업 내용, 재무 상태, 경영 현황 등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법정 공시 서류.
☞ 스코프3(Scope 3) :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뿐 아니라 원재료 조달, 물류, 제품 사용·폐기 등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