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버드2] ⑫3100만 km 밖 고양이 영상, 비밀은 ‘레이저’

[편집자 주] 동아사이언스가 발행하는 과학 잡지 <어린이과학동아>는 초등학생에게 우주에 대한 꿈과 도전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2024년부터 어린이 우주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5년 1832명의 초등학생이 우주 기자단으로서 40여 건의 우주 미션을 수행했고 최종 어린이 우주인으로 선발된 2명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다녀왔습니다. 국내 주요 우주 기관과 기업을 탐방하며 미래의 우주 인재로 성장하는 3기 어린이 우주 기자단의 취재기를 ‘우주특파원’ 연재로 소개합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프시케(Psyche)’는 2023년 지구에서 약 3100만 km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고양이 영상을 성공적으로 전송했다. 기존 전파 대신 레이저를 이용한 통신 기술 덕분이다.
지난 6월 20일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고등광기술연구원을 찾아 차세대 우주 통신 기술인 레이저 통신의 원리를 배우고 관련 연구시설을 둘러봤다.
2001년 설립된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은 초고출력 레이저와 레이저 통신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빛 관련 연구를 하는 기관이다. 초강력레이저연구부는 초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극한 환경에서 일어나는 물리 현상을 연구하고 광응용시스템연구부는 인공위성 등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레이저 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광기반원천연구부는 빛을 활용한 다양한 기초 연구를 하고 있다.

레이저 통신은 빛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전파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어 차세대 우주 통신 기술로 주목받는다. 빛이 한 방향으로 비교적 적게 퍼지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도 효율적으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김준헌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레이저 통신의 핵심 과제로 ‘정밀한 조준’과 ‘산란 극복’을 꼽았다. 레이저는 좁은 범위를 똑바로 직진하는 빛이기 때문에 송신기와 수신기 사이의 방향이 조금만 틀어져도 신호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다. 빠르게 움직이는 인공위성과 통신하려면 매우 정밀한 조준 기술이 필요하다.
다른 과제는 대기에 의한 산란이다. 공기와 구름, 안개 같은 입자에 빛이 부딪히면 일부가 흩어져 통신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우주 공간에서는 대기에 의한 산란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장거리 레이저 통신에 유리하다.
김 연구원은 “인공위성을 정확하게 추적해 인공위성과 지상 간의 초고속 레이저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이 끝나자 어린이 기자들은 레이저를 이용한 모스 부호 통신을 체험했다. 모스 부호는 짧은 신호점과 긴 신호선을 조합해 문자와 숫자를 표시하는 통신 방식이다.
기자들은 레이저 거울과 조리개를 이용해 레이저가 모든 구멍을 통과하도록 정밀하게 조준한 뒤 빛을 끊어가며 모스 부호를 보냈다. 다른 기자들은 이를 해독해 단어를 맞히며 레이저 통신의 원리를 직접 경험했다.
김나윤 어린이 기자는 “처음에는 구멍에 레이저를 맞추는 일이 쉬울 줄 알았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방향이 달라졌다”며 “실제 우주 통신에는 훨씬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단은 초강력레이저연구동을 찾아 연구시설을 견학했다. 성재희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곳에서는 매우 높은 출력의 레이저를 다루기 때문에 연구시설 전체에 철저한 안전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레이저 통신 지상국에서는 인공위성을 추적하며 통신하는 안테나 시스템을 살펴봤다. 안테나는 이동하는 인공위성을 계속 추적하며 방향을 바꿔 통신을 유지한다. 연구원들은 안개와 구름 등 기상 조건을 확인하고 항공기 운항 상황도 실시간으로 점검해 레이저를 안전하게 운용하고 있다.
취재를 마친 뒤에도 어린이 기자들의 호기심은 이어졌다. 신소율 어린이 기자는 “강연을 듣고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레이저를 비춰봤는데 빛이 퍼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신기했다”고 말했다.
임예준 어린이 기자는 “천문대에서 별을 가리키기 위해 레이저 포인터를 쏘는 모습을 본 적 있다”며 “그때는 레이저가 별까지 닿는 것처럼 보여 신기했는데 이번 강연을 통해 레이저가 어떻게 우주 통신에 활용되는지 자세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제3회 어린이 우주인 선발대회는 코오롱과 우주항공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 텔레픽스, 국립대구과학관, 광주과학기술원, KAIST 우주연구원, 스페이스맵, 이노스페이스, 국립광주과학관 등이 후원한다. 우수하게 미션을 수행한 최종 어린이 우주인은 오는 11월 NASA를 비롯한 미국 우주 기업 견학 및 취재 기회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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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하 기자 cown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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