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건수’ 늘고 ‘결혼 안해 걱정’ 줄고…인구소멸 탈출 청신호?
혼인 3년째 늘었지만 고점 대비 절반
세대·성별 인식차…2030 여성 ‘담담’

청년세대가 결혼하지 않는다며 ‘인구소멸’ 담론이 커지던 가운데 위기감이 한풀 꺾였다. 한국리서치가 8일 발표한 ‘2026 결혼인식조사’에 따르면 ‘혼인 감소가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 사람은 46%로, 조사를 시작한 2022년 이래 가장 낮았다. ‘문제지만 심각하지는 않다’는 응답은 32%였다.
◆‘혼인 건수’ 늘고…‘혼인 감소 심각하다’ 줄고=혼인 감소에 대한 심각성 인식은 2023년 63%에서 2025년 55%, 올해 46%로 3년째 내리막을 걸었다. 실제 혼인 건수는 늘고 있다. 통계청 ‘2025년 혼인·이혼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약 24만건으로 전년보다 1만8000건(8.1%)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도 4.7건으로 전년 대비 0.4건 늘었다. 2012년부터 11년 연속 줄던 혼인은 2023년 반등한 뒤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역대 가장 많았던 1996년(43만5000건)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으로 30년 새 20만건 가까이 쪼그라들다가 소폭 회복했다.

◆세대·성별 온도차 선명해=위기감의 크기는 세대와 성별에 따라 크게 갈렸다. 남성은 54%가 결혼 감소 현상을 심각하게 본 반면 여성은 38%에 그쳤다. 70세 이상은 56%인데 18~29세는 36%였다. 특히 결혼 당사자인 18~29세 여성은 15%, 30대 여성은 31%만 혼인 감소가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혼인 감소를 가장 걱정한 세대는 오히려 중장년·고령층이었다. 결혼 적령기 자녀를 지켜보는 부모 세대일수록 이를 사회 문제로 체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혼인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내 집 마련 등 결혼 비용 증가’(48%)와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37%)이 1·2위에 꼽혔다(복수응답). 필요한 지원으로는 주거비 부담 완화(65%)와 일·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직장환경 조성(46%)이 앞섰다. 일·육아 병행 요구는 여성(54%)이 남성(38%)보다 높았고, 18~29세 여성에서는 62%로 주거비(55%)마저 앞질렀다.
정부의 결혼 지원 정책이 결혼 의사를 늘릴 수 있을까. 결혼 생각이 없는 미혼(166명)에게 물었더니 약 3분의1(34%)은 ‘지원이 충분하면 의향이 있다’고 했지만, 절반가량(50%)은 ‘지원이 갖춰져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경제적 지원이 결혼의 문턱은 낮추더라도 가치관 변화와 부부간 역할 불균형까지 되돌리지는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4월10~13일 웹으로 진행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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