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플랫폼 ‘에이크론’, SBS 드라마 ‘김부장’ 풀 AI 시퀀스 제작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1.6%를 기록한 화제의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 연출 이승영, 이소은, 기획 스튜디오S, 제작 스튜디오S, 판타지오)에 풀 AI 영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 2회에 방영된 주인공 김부장(소지섭 분)의 과거 장면 3분가량이 실제 촬영 분량이 한 컷도 없는 AI 영상이며 이는 한국 상업 드라마로서 최초 사례다. AI 영상은 국내 VFX 전문가들이 기획한 AI 제작 플랫폼 ‘에이크론(AICRON)’으로만 100% 제작됐다.
드라마 ‘김부장’에 AI 영상이 쓰인 부분은 북한 출신의 포섭된 공작원인 주인공 소지섭이 북한에서 건물을 폭파하고 최고사령관을 암살한 후 탈출하는 과거 장면이다. 소지섭이 건물을 폭파하고, 차량으로 눈 쌓인 도로와 터널 안을 달리며 추격전과 총격전을 벌이고, 차량이 전복되고, 인물들 간에 격투가 벌어지고, 차가 난간을 뚫고 강으로 추락하는 등 다이내믹한 씬들이 포함됐으며 길이가 3분에 달한다. 이 긴 시퀀스가 전부 AI로 제작됐다. AI 영상의 불안 요소로 알려졌던 인물의 일관성 유지 문제가 무색하게, 소지섭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감정 섞인 얼굴도 보여준다.
실사로 촬영하려면 북한 배경을 구사하는 데 필요한 미술 비용과 야외 로케이션 비용, 폭파와 폭설 등 특수효과 비용, CG를 포함한 VFX 작업 비용 등 적지 않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비싼 장면들이다. ‘김부장’ 제작진은 주인공 김부장의 캐릭터 완성도를 위해 꼭 필요한 이 장면들을, 많은 제작비를 투입해 실제 촬영하는 대신, 과감하게 풀 AI로 제작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AI 영상 제작은 한국영화와 드라마 VFX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한 모피어스 스튜디오에서 맡았다. 모피어스 스튜디오는 올해 2월, AI 제작 플랫폼 ‘에이크론(AICRON)’을 론칭한 운영사이기도 하다. VFX 전문가들이 기획하고 영화 ‘서울의 봄’의 김성수 감독 등 영상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완성된 에이크론은 노드(Node) 시스템을 기반으로 프롬프트 입력부터 영상 완성까지 모든 작업이 하나의 캔버스에서 이뤄지는 통합된 파이프라인을 제공하는 AI 서비스다.
프롬프트 생성용 챗봇부터 이미지 생성 모델, 영상 생성 모델, 사운드 모델 등 현재 통용되는 150개 이상의 AI 모델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고, 영상 전문가들의 노하우가 담긴 전문 유틸리티를 제공한다는 게 차별화된 요소다.
‘김부장’의 AI 영상도 100% 에이크론으로 작업됐다. ‘1947 보스톤’, ‘스윙키즈’, ‘감기’, ‘중천’ 등 영화 VFX 슈퍼바이저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류재환 모피어스 스튜디오 부대표가 직접 AI 영상 작업을 총괄했다. 기획부터 이미지 생성, 영상 제작, 편집 등 모든 제작 과정을 에이크론의 워크플로만 이용해 완성했다.
류재환 부대표는 “몇 초짜리 VFX 컷 작업을 AI로 대체하는 수준이 아닌,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꼭 필요한 시퀀스 전체를 AI로 작업했다는 게 이번 작업의 가장 중요한 지점”라며 “‘김부장’은 제작진이 처음부터 AI 영상을 어떻게 쓰겠다는 목표가 분명해서 완성도 높은 AI 영상 작업을 할 수 있었다. AI가 좋은 기획과 스토리를 가진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창작 도구이자 뛰어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걸 제대로 증명해주는 사례”라고 얘기했다.

에이크론 서비스를 운영 중인 모피어스 스튜디오는 “국내 영상 전문가들이 기획하고 국내 기술력으로 제작된 에이크론의 워크플로로만 ‘김부장’의 AI 영상을 완성했다는 데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며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수준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창작 플랫폼을 목표로 하는 만큼 ‘김부장’ AI 영상 제작 경험을 반영해 에이크론을 계속 고도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방영된 국내 미니시리즈 중 1위 시청률을 기록하고,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에 오르며 연일 신기록을 기록 중인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성공적인 AI 도입으로도 또 한 번 화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규 기자 qhswls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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