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바람 잘 날 없는 돌문화공원, 이번에는 페인트칠 참사




둥그런 모양의 하늘연못은 "설문대할망 신화 속의 죽솥과 물장오리 한라산 백록담을 상징적으로 디자인한 원형무대"로 제작됐다. 주변 오름과 숲, 하늘이 어우러진 수상무대는 예술성이 강조되는 공연부터 관람객들의 SNS용 포토존까지 널리 사랑받아 왔다. 백운철 전 제주돌문화공원 조성 민관합동추진기획단장이 직접 디자인했다.
일종의 거대한 그릇처럼 형성된 하늘연못은 황동 재질로 제작됐다. 돌문화공원이 문을 연지 올해로 20주년이 되면서 하늘연못 또한 그동안 누수 등의 문제가 있었고, 최근에도 보수 공사에 착수해 지난 6월 13일에 마무리됐다.
문제는 수리를 마친 하늘공원이 이전과는 확연하게 이질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현재 하늘연못은 테두리 부분은 선명한 노란색으로, 바닥 부분은 연한 회색으로 칠해져 있다.


돌문화공원을 관리하는 돌문화공원관리소는 노란색으로 칠한 이유에 대해 "본래 황동 재질이 지닌 색과 비슷하게 고민하다가 노란색을 선택했다"면서 약품 처리, 표면 정리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하다가 페인트칠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20년이 지나다보니 나타나는 누수 현상을 막고자 우레탄 페인트를 바르다보니 연한 회색을 입히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관리소의 해명은 다소 궁색한 면이 없지 않다.
황동 재질은 본래 색이 사라지더라도 무채색에 가까워지는 그 자체로 주변 자연에 녹아드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하늘연못은 그 자체로 돋보이는 목적이 아니라, 주변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돌문화공원과도 어울리지 않는 페인트칠을 두고, 일각에서는 돌문화공원이 올해 제주포럼 행사장으로 선택되면서 외부인사들을 위한 보여주기식 행정의 결과물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보수 작업도 제주포럼 직전에 마무리됐다.
돌문화공원은 민관 협력 운영에서 제주도 단독 운영으로 바뀌면서, 관리소장이 누가 오느냐에 따라 정체성을 흔드는 문제를 고질적으로 앓고 있다. 정체불명의 하트 모양 시설물을 설치하는가 하면, 하늘연못에 자물쇠를 가져다놓는 등 때마다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 페인트칠 사태 역시 연장선상으로 봐야할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관리소는 누리집에서 돌문화공원에 대해 '아름다운 곶자왈 원시림과 조화를 이루며 제주의 정체성, 향토성, 예술성을 살리는 기획'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때마다 바뀌는 관리소장과 관리소 직원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