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술주 3분의 2가 고점 대비 20%↓…"삼성 실적도 방아쇠"

방성훈 2026. 7. 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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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랠리 꺾였는지 둘러싸고 시장 관심 증폭
마이크론 25%·브로드컴 21%·마벨 30%↓
"삼성 실적, 메모리 가격 둔화 예고" 우려
"큰 상승 뒤 자연스러운 차익실현" 반론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최근 몇 달간 증시를 끌어올리다 이제는 기술주를 끌어내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조차 매도세의 방아쇠로 지목되는 가운데, 일시적 조정인지 더 큰 폭의 재조정이 시작된 신호인지를 두고 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AFP)
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장 분석가 마이크 자카디는 이날 엑스(X)를 통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정보기술(IT) 업종 종목의 69%가 52주 장중 최고가 대비 20% 넘게 하락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로도 확인됐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통상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면 ‘약세장’으로 분류하는데, 상당수 기술주가 그 기준에 들어선 셈이다.

특히 대형 반도체주가 크게 흔들렸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는 최근 고점보다 25% 빠졌고, 브로드컴은 21%, 마벨 테크놀로지는 30% 하락했다.

낙폭은 우려스러워 보이지만, 큰 폭의 상승 뒤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분석도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가 기록적 상승세를 보인 2분기 이후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것이다.

모닝스타의 윌리엄 커윈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7월 들어 3분기가 시작되면서 기술 인프라 전반에서 광범위한 차익 실현이 나타났다”며 “일례로 7일 반도체 장비주가 상당히 가파르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커윈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개 분기 동안 기술주가 실적 발표 다음 달에 압박을 받았다가 다음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짚었다.

메모리·스토리지 종목은 올해 상반기를 뜨거운 상승세로 열었지만, 지난달 말 고점 이후 갑작스럽고 공격적인 매도세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2주 새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이 샌디스크·마이크론과 함께 20% 넘게 밀렸다.

전통적으로 경기를 크게 타는 이들 사업은 AI 붐이 제품 수요를 영구적으로 끌어올릴지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커윈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초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도 최근 매도세의 방아쇠로 꼽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배 늘어난 이익을 발표했지만, 일부 투자자는 전체 실적에서 더 많은 것을 기대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실적이 “마이크론 같은 기업의 가파른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신중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D램과 낸드의 현물 가격 상승세가 최근 진정됐지만, 에버코어의 아미트 다리아나니 애널리스트는 장기 고객 계약이 메모리 시장을 더 정확히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 계약이 이들 기업의 매출 가시성과 예측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봤다.

다리아나니 애널리스트는 “단기 변동성에도 메모리는 여전히 기술 생태계에서 매력적인 분야”라며 “투자자들이 가격 지속성과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설비투자 흐름을 재평가하기 위해 다음 실적 발표를 앞두고 승자 종목의 비중을 줄이는, 논리적 차원의 차익 실현”이라고 말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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