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증권, 증권사 첫 동전주 상장폐지 불명예 위기

전병윤 기자 2026. 7. 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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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000원 미만, 주식병합 발표에도 지지부진
주가 상승 견인할 뚜렷한 실적 개선 전제돼야


상상인증권이 이달부터 적용되고 있는 동전주 상장폐지 조건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상장된 증권사 중 유일하다. 주식 병합 등을 통해 주가를 주당 1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진행되지 않는 데다가 대규모 자본확충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탓으로 보인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상상인증권 주가는 지난 2월27일 1782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후 내리막을 타며 700원대까지 떨어졌다.

주가의 기간별 수익률은 코스피를 크게 밑돌고 있다. 상상인증권의 1개월, 3개월 주가 수익률은 -17.56%, -31.80%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2.30%, 30.38%에 비해 크게 저조하다.

상상인증권의 부진한 주가는 이달부터 첫 시행되는 동전주 상폐 요건에 해당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7월부터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하며 상장사 퇴출 요건을 강화했다.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장사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경우 최종 상장폐지된다.

상장된 증권사 중 주가가 1000원 미만인 경우는 상상인증권 단 한 곳 뿐이다. 주식시장 한복판에 있는 증권사가 동전주로 전락해 첫 상폐 대상에 오르는 오명을 쓰고 있다.

주가 부진의 원인은 무엇보다 실적이다. 상상인증권은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90억8900만원, 당기순손실 58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손실폭을 줄였지만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시장 호황에도 소외된 것이다.

올 1분기는 흑자를 거두며 반등을 시도 중이다. 1분기 영업이익 62억7300만원, 당기순이익 84억4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00만원, 1억8800만원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하반기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채권금리 상승(채권값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등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으로 실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특히 자기자본이 작은 증권사일수록 투자은행(IB)나 자기매매 등에서 수익 창출이 불리한 걸 감안하면 실적이 주가를 견인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상상인증권 자기자본은 2007억원으로 흥국증권(1842억원) 코리아에셋투자증권(999억원) 넥스트증권(514억원) 등과 함께 국내 증권사 중 최하위에 속한다.

사업부문별로는 상상인증권은 지난해 IB와 홀세일을 제외하고 리테일, 자산운용 등에서는 손실을 냈다. 상상인증권의 최대 성과급 부서는 FICC본부인데 채권 매매중개 및 채권 현·선물 차익거래 등으로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는 채권금리 상승 국면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등으로 지난해 같은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채권시장의 분석이다.

상상인증권은 지난달 말 주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주식 병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액면가 1000원의 보통주 5주를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1주로 병합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전체 유통주식수는 1억833만7120주에서 2166만7424주로 5분의 1로 준다. 통상 주식병합은 주식 수가 줄어드는 대신 주당 가격이 상승해 산술적으로는 기업가치는 유지된다. 다만 적정한 수준의 유통 주식수 감소로 인해 주가 상승에는 기여할 수도 있다.

상상인증권은 이번 주식병합은 자본금이 감소되는 '감자'가 아니며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를 위한 기업가치가 유지되는 '주식병합'이라고 설명했다. 상상인증권은 다음달 7일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병합을 승인하고 9월9윌 신주권을 상장할 예정이다. 주식병합 소식이 알려지기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주가는 13.92% 급등해 843원까지 올랐으나 이내 제자리를 찾아갔다. 주식병합 카드도 주가 상승에 효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대주주의 자본 확충 지원도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주주인 상상인은 지난해부터 KBI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 매각을 추진 중인데 금융당국 심시가 늦어지고 있다. 상상인은 지난해 10월 KBI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01%를 1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올해 3월 거래 종결을 목표로 했으나 4월 말로 밀렸고 처분 예정일이 오는 8월31일로 재차 연기됐다.

상상인은 정정 공시를 통해 8월31일까지 금융위원회의 주식 취득 승인이 이뤄지지 않거나 거래 종결이 어려울 경우 각 당사자가 서면 통지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상상인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와 기업금융(IB) 부문 등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견고한 수익 기반을 토대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용절감 등 임직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이 노력해서 적자폭을 크게 줄이고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뤘다"며 "저축은행 매각과 상상인증권과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상상인증권 최대주주는 상상인으로 지난해 말 기준 지분 55.85%를 보유하고 있다. 상상인 최대주주인 유준원 상상인 대표가 5.10%, 제이원와이드가 3.81%, 상상인증권 사주조합이 0.80%를 각각 보유 중이다.

상상인증권 전신은 1954년 설립된 대유증권으로 이후 대유리젠트증권, 리젠트증권, 브릿지증권, 골든브릿지증권으로 여러차례 바뀌었고 2019년 최대주주 변경 이후 상상인증권으로 영업하고 있다.

전병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