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도 씹어먹는 청춘인데… 2030 덮친 당뇨·통풍

노지운 기자 2026. 7. 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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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고혈압·당뇨병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중년 질환은 옛말" 청년 덮친 고혈압·당뇨·통풍=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2024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20∼30대 고혈압 유병자는 약 89만 명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 20∼30대 당뇨병 환자는 2014년 8만7000여 명에서 2024년 15만7000여 명으로 10년 사이 약 80% 늘어, 전체 환자 증가율(73.3%)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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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습관 변화에 중장년 질환 확산
청년 당뇨병 10년새 80% 폭증
男통풍 질환 13만7000명 달해
20~49세 대장암은 ‘세계 1위’
배달 음식·수면 부족 영향 커
국가차원 건강진단 확대 시급
게티이미지뱅크·AI생성 이미지

과거 고혈압·당뇨병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배경으로는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달라진 식습관과 함께 취업난·과로에서 오는 만성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요인이 지목되고 있다. 대사질환뿐 아니라 대장암 등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실정이지만 이들은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거나 국가 암 검진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중년 질환은 옛말”… 청년 덮친 고혈압·당뇨·통풍=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2024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20∼30대 고혈압 유병자는 약 89만 명에 달한다. 당뇨병은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 20∼30대 당뇨병 환자는 2014년 8만7000여 명에서 2024년 15만7000여 명으로 10년 사이 약 80% 늘어, 전체 환자 증가율(73.3%)을 웃돌았다. 대한당뇨병학회 역시 지난 3월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에서 청년 당뇨를 별도 주제로 다뤄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30대가 19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젊은 당뇨는 유병 기간이 길어 합병증에 더 오래 노출되는데도, 스스로 병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다는 게 학계의 지적이다. 통풍 발병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 대표적 ‘중년 남성 질환’이던 통풍은 20∼30대 남성 환자가 2020년 10만9913명에서 2024년 13만7397명으로 늘어났다.

젊은 시기에 발생한 대사질환이 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문준호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20∼30대 지방간 질환 환자가 50세 이전에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 질환은 간세포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병으로, 음주뿐 아니라 비만·당뇨·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지방간염과 간경화를 거쳐 간암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조기 발병 대장암은 한국의 젊은 층 발병률이 세계 1위 수준이라는 국제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 앤슈츠 메디컬센터 연구팀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20∼30대 대장암 환자는 2020년 3633명에서 2024년 6599명으로 4년 만에 81.6% 급증했다.

◇혼밥·배달에 만성 스트레스까지… 건강관리는 ‘사각지대’=원인은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달라진 식습관과 생활·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배달·외식·초가공식품에 기댄 혼밥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나트륨·포화지방 섭취는 늘고 채소·과일 섭취는 줄었다. 20∼30대는 전 연령대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데다 혼자 사는 청년의 불규칙한 생활 자체가 질환 위험을 키우는 구조라는 것이다. 20대는 2명 중 1명이 아침을 거르고, 하루 섭취 열량의 약 30%를 지방으로 채우는 반면, 과일·채소를 충분히 먹는 비율은 10%에 그친다. 여기에 재택·좌식 근무 확산으로 운동량은 준 데다 취업난과 과로에서 오는 만성 스트레스, 수면 부족도 혈압과 혈당을 끌어올리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더 큰 문제는 20∼30대에 찾아온 병은 ‘관리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기 쉽다는 점이다. 젊은 고혈압 환자의 질환 인지율과 치료율은 30%대로, 다른 연령대보다 현저히 낮다. ‘나는 아직 건강하다’는 생각에 검진과 치료를 미루기 때문이다. 젊은 당뇨병 환자 역시 정식으로 진단받은 비율이 43%, 약물치료를 받는 비율은 35%에 그친다. 국가 암 검진의 대장암 검진도 여전히 만 50세부터 시작돼 20∼30대는 사실상 검진 대상에서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을 겨냥한 검진 연령 조정과 생활 습관 관리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지금의 20∼30대가 방치되면, 이들이 중장년에 접어드는 시점엔 만성질환 부담이 사회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젊으니까 괜찮다’는 통념이 위험한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노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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