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고개 숙인 ‘도란’, T1 탈락 후 인터뷰 먹먹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SS스타]
4세트 50분 혈투…MSI 조기 탈락
“팬들에게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MSI 넘어 15일 열리는 EWC 우승 정조준

[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 기자] 말보다 침묵이 더 길었다. 입을 열려고 할 때마다 감정이 목 끝까지 차오르는 듯했다. 잠시 시선을 떨군 채 숨을 고른 ‘도란’ 최현준(26)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단 하나였다. “팬들에게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역스윕 드라마는 끝내 쓰이지 않았다. T1은 8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패자조 2라운드에서 G2 e스포츠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플레이-인을 9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T1은 유럽의 맹주 G2의 벽을 넘지 못했다. ‘페이커’ 이상혁의 8년 만의 MSI 정상 탈환 도전도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아쉬움이 큰 것은 마지막 4세트였다. 초반은 T1의 완벽한 흐름이었다. ‘도란’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브로큰블레이드’를 솔로킬하며 기세를 올렸고, ‘페이커’도 ‘캡스’를 상대로 솔로킬을 만들어냈다. 바텀 듀오까지 연이어 킬을 올리면서 대전컨벤션센터는 “T1!, T1!”을 외치는 팬들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첫 드래곤과 유충을 모두 챙긴 T1은 14분경 다시 한 번 ‘도란’의 솔로킬을 앞세워 전령까지 확보했다. 27분경에는 ‘페이즈’ 김수환이 펜타킬을 터뜨리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승부는 뒤집혔다. 드래곤 한타에서 흐름을 내준 T1은 장기전으로 끌려갔고, G2는 바론과 영혼 드래곤을 차례로 확보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마지막 한타에서 결국 넥서스를 지키지 못했다.
패배 직후 최현준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G2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져서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평소 담담하던 최현준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특히 마지막 4세트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현준은 “초반에는 많이 유리했다. 그런데 그 흐름을 끝까지 잘 굴리지 못했다”며 “한타에서도 콜이 엇갈리는 순간이 있었고, 확실하게 플레이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털어놨다.

패인을 묻는 질문에는 “잘됐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G2가 우리보다 준비를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가장 먹먹했던 순간은 MSI 얘기가 나왔을 때다. 최현준은 잠시 말을 멈췄다. 입술을 깨문 채 감정을 추스른 뒤 어렵게 말을 이어갔다. “MSI는 꼭 나오고 싶었던 대회였다. 그래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잘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이제 T1은 곧바로 오는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e스포츠 월드컵(EWC)’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최현준의 마음은 여전히 MSI에 남아 있었다. 그는 “MSI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EWC에 가고 싶었다.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다. 그래도 아직 대회가 남았으니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최현준은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드려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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