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공습...美-이란은 왜 보복 악순환에 빠졌나[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중간서거 앞, 호르무즈 자유통항 원하는 트럼프
경제지원책 전 해협 놓지 않는 이란 ‘근본 입장차’
대체항로 이용→이란 공격→美 공습 악순환
“MOU에 호르무즈 명확한 합의안 담겼어야”
“현 상황 지속 시 전면전 회귀 가능성”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도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호르무즈 자유통행을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호르무즈 해협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이란 간 근본적 입장 차이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MOU에 이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담겼어야 하지만 이를 덮어둔 게 화근이며, 결국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전면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선 미 미 중부사령부는 8일 엑스(옛 트위터)에 “미국 최고사령관(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호르무즈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는 이란의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추가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날 80개가 넘는 목표물을 타격한 데 이어 이틀째 공습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8일 공습이 전날 실시된 것보다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이란에 대한 공습 사진을 올리고 “이게 어제 이란의 선박 폭격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란도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마지드 무사비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엑스에 “강력하고 신속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이틀 연속 공습을 단행한 것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에 공격을 가했기 때문이다. 이란은 지난 6일 밤과 7일 오전 사이 카타르 국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유조선, 라이베리아 국적 유조선 등 3척을 공격했다. 이에 미국은 7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고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면제도 취소했다. 이란도 8일 바레인, 쿠웨이트 내 미군 시설 85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에도 이란이 상선을 공격했고 이에 양측은 28일까지 공격을 주고받았다가 카타르 도하에서 중재국을 낀 간접 회담 끝에 긴장은 완화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자신들이 원하는 호르무즈 해협 항로를 이용하지 않는 선박들을 공격할 때마다 미국은 이란을 공격하고 이란은 보복하고 있다”고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항로는 △이란이 제시한 이란 영토와 가까운 곳 △오만 영토 인근 △이란과 오만 사이 통로 등 총 3개다. 이란은 자국의 영토와 가까운 곳만 이용하라고 상선들에 요구를 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오만 쪽 항로를 이용하라고 장려하면서 전투기를 이용해 상선들을 공중에서 호위했다. 한 소식통은 FT에 “오만 쪽 항로라는 대체 경로의 등장으로 이란이 해협 통제력을 잃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엘리 게란마예는 FT에 “이란은 미국과의 포괄적인 경제지원책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해협 재개방은 MOU의 핵심이며 그게 이뤄지지 않으면 공화당 강경파로부터 이란과 전쟁을 재개하라는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MOU에 서명하기 전에 해협에 대해 서로 수용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했어야 한다”며 “현 상황이 지속될 수록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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