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비정규직위원회 회의 단상

이동철 2026. 7. 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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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철 한국노총 부천노동상담소 상담실장

과분하게도 대통령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3기 비정규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을 제안받았다. 상담 활동 속에서 확인된 현장 불안정 노동자들의 고충을 모아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는 뜻으로 수락했다. 어깨가 무겁다.

전통적으로 비정규 노동자는 기간제나 단시간 노동자, 그리고 파견직과 같이 간접고용 노동자를 의미했다. 정규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기에 법적 보호가 절실하다.

그런데 더 열악한 노동형태가 등장했다. 실질적으로는 종속노동을 하지만 형식적으로는 책임질 사업주가 없는 플랫폼·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들이다. 여기에 더해 근로기준법의 핵심 조항인 근로시간과 휴일·휴가, 해고와 직장내 괴롭힘 예방 규정이 적용 제외되는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까지 노동법의 보호 밖에 있는 노동자는 어림잡아 1천만명을 넘어가고 있다.

제도적으로 이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권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3기 비정규직위원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계가 제시하고 정부와 국회의 입법으로 구체화하고 있는 제도적 개선책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헌법 32조가 정한 일하는 모든 이들의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사용자가 플랫폼·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의 종속성과 전속성 등을 증명하지 못하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해석하는 근로자 추정제도를 결합하려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기본법을 통해 기존의 노동관계법을 회피하게 되면 법 적용에서 배제되는 2등 노동자를 만들게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노총은 근로기준법 2조의 노동자의 개념을 확장해 플랫폼·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들까지 폭넓게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회적 대화의 한 축인 경영계와 소상공인들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5명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완강하게 반대한다. 인건비 상승과 노무관리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경영계를 의식해 현시점에서 5명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이처럼 불안정 노동자 보호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요원하다. 그러나 경영계조차도 헌법상 기본권인 일하는 사람에 대한 보편적 권리 보장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논의의 기준은 명확하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3기 비정규직위원회 출범식에서 현대 노동법의 기원을 소개했다. 독일의 법학자 후고 진츠하이머의 '종속노동에 의존하는 인간의 지위를 사회 전체에서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라는 물음과 그에 대한 견해 제시에서 현대 노동법이 시작됐다고 한다. 김지형 위원장은 3기 비정규직위원회가 현재의 노동형태를 반영해 노동법의 진화를 위한 논의를 풍부하게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비정규직위원회 구성원들은 오랜 시간 노동 현장에서 이 문제에 천착해 깊이 고민한 이들이다. 지역의 비정규 노동자 지원 활동을 기획하고 상담사례에 기반을 두고 제도적 개선점을 정부 정책에 반영시켜 낸 경험이 풍부한 활동가들이 함께한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공제회 활동을 펼쳐온 사회 활동가들의 참여도 불안정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논의를 풍성하게 할 것이다. 앞으로 1년 남짓 불안정노동의 해소를 위한 치열한 논의의 결과가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한국노총 부천노동상담소 상담실장 (leeseyh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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