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이라는 장르, 46년째 현재진행형 [서지현의 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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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식은 늘 예상을 비껴간다. 1989년 드라마 '야망의 세월'로 데뷔한 최민식은 영화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명량' '파묘', 디즈니+ '카지노' 등 굵직한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최민식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단연 '국민배우'다. 최민식은 작품 밖에선 누구보다 소탈한 배우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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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배우 최민식은 늘 예상을 비껴간다. 1989년 드라마 ‘야망의 세월’로 데뷔한 최민식은 영화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명량’ ‘파묘’, 디즈니+ ‘카지노’ 등 굵직한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런 최민식은 액션과 범죄, 사극, 오컬트, OTT 시리즈까지 장르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며 46년째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써 내려가고 있다.
최민식이 이번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에서 욕망과 열등감에 잠식되는 국문학과 교수 허문오로 돌아왔다. 무게감 있는 카리스마 대신 가장 현실적인 인간의 민낯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극 중 최민식이 연기한 허문오는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다. 동기 김수훈(허준호 분)에게 굴욕 당한 허문오는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채 평생을 열패감에 젖어 살아간다. 그러던 중 천부적인 글재주를 가진 공대생 이강(최현욱 분)을 만나며 제자의 재능에 집착하기 시작하고, 억눌러왔던 욕망과 열등감이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하는 인물이다.
허문오는 영웅도, 악인도 아니다. 누구나 품고 있을 법한 열등감이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 얼마나 추악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최민식은 욕망과 열등감이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하는 과정을 거침없이 그려낸다. 분노와 질투, 초조함이 뒤엉킨 감정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결국 허문오를 현실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인간으로 설득해낸다.

돌이켜보면 최민식은 언제나 장르와 플랫폼의 경계를 허물어왔다. ‘올드보이’에서는 복수에 사로잡힌 오대수를 통해 광기와 비극을 보여줬다.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연쇄살인마 장경철을 연기하며 인간 본성의 가장 어두운 얼굴을 보여줬다. 같은 배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인 인물을 자유롭게 오가며 한국 영화사의 대표적인 캐릭터들을 남겼다.
사극에서도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명량’의 이순신, ‘대호’의 천만덕, ‘천문: 하늘에 묻는다’의 장영실까지 실존 인물과 시대를 스크린 위에 설득력 있게 구현하며 묵직한 중심을 잡았다. 그러면서도 국내에만 머물지도 않았다. 최민식은 영화 ‘루시’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했고, ‘카지노’에서는 OTT 플랫폼으로 무대를 넓혔다.

최민식의 도전은 계속됐다. 2024년에는 ‘파묘’에서 풍수사 김상덕을 연기하며 처음으로 본격 오컬트 장르에 도전했다. 미신과 현실, 공포와 휴머니즘이 공존하는 작품 속에서도 최민식만의 무게감을 잃지 않았다. 덕분에 ‘파묘’는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남았다.
최민식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단연 ‘국민배우’다. 그러면서도 그 호칭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연기만이 아니다. 최민식은 작품 밖에선 누구보다 소탈한 배우로 통한다. ‘파묘’ 무대인사 당시 팬들이 건넨 머리띠를 거리낌 없이 착용하며 이른바 ‘할꾸(할아버지 꾸미기)’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최근 ‘맨 끝줄 소년’ 촬영장에서도 스태프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며 훈훈한 미담을 만들었다.

화려한 필모그래피와 묵직한 존재감을 지녔지만 권위적이지 않다. 누구보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람들과 호흡한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오래 활동한 배우가 아니라 매 작품 새로운 얼굴에 도전하는 배우다.
최민식이 46년 동안 쌓아온 필모그래피는 이미 한국 콘텐츠사의 한 축이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익숙함보다 새로운 도전을 택한다. 오컬트에서 심리 서스펜스의 장르를 비롯해 영화에서 OTT까지 끊임없이 영역을 넓혀온 최민식에게 ‘한계’라는 단어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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