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출혈경쟁 손보는 中…플랫폼 7곳에 8000억 철퇴
‘유령 배달’ 방치한 7곳에 거액 벌금 매겨
배터리·태양광 등 과잉 경쟁 산업도 겨냥

중국 당국이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 1만 건이 넘는 불공정 경쟁 사건을 적발했다. 징둥·타오바오·메이퇀 등 7개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8000억 원 규모의 거액 과징금을 부과했다. 내수 부진 속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는 ‘네이쥐안(內卷·제살깎아먹기)’식 경쟁에 대한 규제 고삐를 대폭 조이는 모습이다.
7일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올 상반기 네이쥐안식 경쟁 심층 정비를 위한 16개 특별 행동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전국에서 적발한 불공정 경쟁 사건은 총 1만1465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온라인 허위 광고와 상업 비방 관련 사건만 2005건이었다. 광고 위법 사건도 1만5000건 적발돼 6929만 위안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특히 실제 영업장 없이 오직 배달만 하는 ‘유령 배달’ 문제를 묵인해 온 타오바오·메이퇀·징둥 등 7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총 35억 9700만 위안(약 7994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아울러 플랫폼 대표와 식품안전책임자에게도 총 1968만 위안의 추가 처벌을 내렸다.
‘네이쥐안’은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고, 심지어 원가 이하 판매까지 나서면서 산업 전체 수익성이 악화되는 현상을 뜻하는 중국 신조어다. 당국은 이 같은 저가 경쟁이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품질 개선을 저해하고 장기적으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플랫폼 알고리즘과 가격 경쟁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시장감독관리총국은 화물운송 플랫폼 ‘라라무브’의 반독점 시정 조치를 공개하며 알고리즘을 통한 운임 인하 유도를 중단하고 독점 차량 스티커 규정을 폐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플랫폼 수수료율은 약 11%에서 9% 수준으로 낮아졌고, 운전자 부담이 연간 13억 위안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부당하게 거둔 비용 1억 2000만 위안도 환급됐다.
당국은 플랫폼 기업의 인수합병과 독점 행위에 대해서도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장감독관리총국은 텐센트의 오디오 플랫폼 히말라야 지분 인수 건을 조건부로 승인했으며, 씨트립 독점 사건 처리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자동차·태양광·리튬배터리 등 과잉 경쟁 우려가 큰 분야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52건의 기업결합 심사를 마쳤다. 당국은 기업들이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을 통해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가 네이쥐안 근절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저가 경쟁이 내수 회복과 산업 고도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네이쥐안식 경쟁 심층 정비’를 올해 경제 업무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도 반독점·반불공정 경쟁 강화와 함께 생산능력 조정, 표준 강화, 가격 단속, 품질 감독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향후 저가 덤핑, 플랫폼 규칙 남용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며 배터리·태양광 등 과잉 경쟁 산업에서도 부실기업 퇴출 조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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