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달래기 나선 중국…우크라戰·무역불균형이 핵심 변수
EU와의 무역갈등 완화 포석…녹색전환 협력
복잡한 난제에 획기적 관계개선은 어려울듯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7일 4박5일 일정의 북유럽 4개국(덴마크·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 순방을 마쳤다. 이번 순방은 유럽연합(EU)이 막대한 무역적자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무역 장벽을 강화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이뤄졌다.
EU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은 북유럽 국가를 통해 EU와의 무역 갈등을 완충하려는 전략적 행보였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그린란드 병합 시도, 나토(NATO) 비토론 등으로 미국과 다소 불편해진 유럽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15년·22년만의 방문…성과는
이번 순방에서 왕 부장은 이들 국가로부터 중국의 대만 정책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한번 이끌어냈다. 중국 외교부는 "4개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경제적 분야에서도 교류·협력 대상을 넓히기로 합의했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중국과 북유럽이 공동의제로 설정한 '녹색 전환'이다.
중국과 4개국은 청정 에너지, 전기차, 녹색 운송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과 덴마크는 새로운 '녹색 협력 공동 작업 프로그램' 협상을 시작하기로 뜻을 모았다.
북유럽은 기후·환경 분야에서 가장 앞선 정책과 기술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대규모 산업과 공급망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중국과 이들 국가는 바이오의약, 과학기술 혁신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 발전과 글로벌 거버넌스에 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설명했다.
'우크라戰 중재' 압박받는 중국
중국을 겨냥해 전기차 관세를 높이고 철강 등에 대한 수입 쿼터를 줄인 EU는 10월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무역장벽을 더욱 높일 방침이다.
EU는 지난해 3,599억 유로(약 619조 원)의 무역적자를 봤고, 올해 상황은 더 나빠져 1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인 980억 유로(약 169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EU의 강경한 움직임에 무역 흑자 폭을 줄이겠다는 쪽으로 한발 물러섰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중국은 유럽이 수출을 규제하고 있는 고부가 전략 상품을 중국 시장에 더 많이 팔면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EU가 '경제 안보'를 내세워 중국의 접근을 막고 있는 반도체 제조장비·첨단 소재·바이오 장비 등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중국 견제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과의 공동전선에서 이탈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외교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노선 차이다. 중국은 "중립적 위치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럽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면서 중재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노르웨이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외무장관이 "전쟁이 계속되고 중국이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하는 한, 유럽과 중국의 협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토의 핵심인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경제적, 군사적 부담을 하루 빨리 털어내고 싶어 한다.
중국이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와 유럽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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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정영철 특파원 stee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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