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필두로 강남 재건축 들썩인다… 압구정·잠실까지 동시다발 속도전
2일 사업시행인가로 본격 궤도
압구정·반포·잠실도 재건축 속속
'랜드마크 변화' 커지는 기대감 속
분담금 부담·대규모 이주 수요 우려

은마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강남권 다수 아파트 단지의 정비사업이 줄줄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곳곳의 랜드마크가 대규모 변화를 앞두면서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2일 강남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재건축 사업의 본격 실행 단계로 꼽히는 사업시행인가를 얻은 건 2003년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 승인 후 23년 만이다. 1979년 4,424가구 규모로 준공된 은마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재건축이 추진됐으나 각종 인허가 절차 지연으로 사업이 장기간 미뤄졌다. 최근 서울시가 높이 규제 완화, 신속통합기획 적용을 통해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면서 은마는 지하 6층~지상 49층, 5,850가구 건설을 목표로 이르면 2028년 착공한다.
장기 표류하던 은마 재건축에 속도가 붙자 대치동 일대는 들썩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은마의 매매 매물은 이날 317건으로 올해 4월 초(3일·108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인근 단지인 대치우성1차(479가구)와 대치쌍용1차(630가구), 대치쌍용2차(364가구) 도 먼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터라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5월부터 대치동 일대에서 최고가 거래가 더 나오고 있다"며 "은마도 호가를 높이는 집주인들이 생기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대치동뿐 아니라 강남구에선 대규모 정비사업이 다수 진행 중이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강남구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44개(소규모 재건축·재개발, 리모델링 등 제외)로, 압구정과 개포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동시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압구정 2~5구역이 올 상반기 시공사 선정 절차를 거쳤고, 이 중 2구역(1,924가구)은 2일 최초로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주변 서초구와 송파구에서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5,220가구)와 잠실주공5단지(4,942가구) 등 대단지 정비사업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분담금 부담·강남권 전월세 시장 자극은 우려
고가 단지들이 탈바꿈을 앞둔 데 대해 한편에선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하이엔드 브랜드와 외관 특화, 고급 커뮤니티 등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면서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마의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조합원 분담금 부담(전용면적 84㎡ 소유자가 같은 평형을 배정받을 시 3억 원대로 추정)이 과제로 남아 있다.
강남권 대규모 이주로 인한 일대 전월세난도 우려된다. 아실 분석을 보면, 이날 강남구의 전월세 매물은 9,010건으로 지난해 같은 날(9,882건) 대비 8.9% 감소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강남권 거주자 특성상 운신 폭이 크지 않아 대규모 재건축이 진행되면 인근 지역의 전월세 가격이 단기적으로 급등할 수 있다"며 "사업별 조정으로 적절한 순환을 유도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속도가 늦어질 수 있어 세심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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