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몽규 밀면, 경기 배정해줄게”…승급 언급에 노골적 지지 요청
[앵커]
축구협회는 2백 명 안팎의 선거인단에서 회장을 뽑는 '간선제'로 운영되고, 창립 이래 '부정선거' 의혹도 끊이지 않았는데요.
KBS 취재진이 이 의혹을 뒷받침하는 녹취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당시 그 결과를 두고 모두가 의아해했던, 정몽규 전 회장의 지난 선거 때 있었던 일입니다.
이형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공정성 논란에 한 달 미뤄 진행된 55대 축구협회장 선거.
당시 선거인단은 모두 192명, 축구 심판 A 씨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투표 닷새 전, A 씨는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A씨-심판평가관 통화/음성변조 : "(부재중 전화가 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XX씨, 저 알아요? 나한테 교육받았나? (예, 맞습니다.) 그럼 내가 편하겠다. XX아, 이번에 선거 표 나왔지? (예) 정몽규 회장 밀어줘. 기업을 운영하는 분이 협회 운영해야만 돈이 돌아가고…."]
B 씨는 축구협회에서 A 씨와 같은 심판들을 평가할 권한이 있는, '심판평가관'이었습니다.
[A씨-심판평가관 통화/음성변조 : 지금 X급 이잖아. 승급할 때 안 됐어, 아직? (직장이랑 같이 병행하고 있어서.) 평일에는 안 하고 주말에만. X급도 좀 따놓고, 선거 때 잘 좀 부탁하고. (예, 알겠습니다.)"]
이후 거듭된 B 씨의 요청 끝에, 투표 전 날엔 직접 만나기도 했습니다.
[심판평가관/음성변조 : "너 같은 경우는 N리그나 K3, K4까지라도 한 번 해볼 수 있는 거지. 하고 싶다고 그러면 도와줄 수 있어."]
이 자리엔 당시 축구협회 임원이자, 현직 심판위원장인 문진희 위원장도 동석했습니다.
[문진희/심판위원장 : "게임 수는 전국대회 한 3일이면…. 금요일날 시작하는데 3일 정도는 채우지, X급에서 X급 (승급)하는 걸 채우잖아. 충분히 네 직장에 하나도 (지장 없어)."]
48분 동안 이어진 대화는 '당부'와 '약속'으로 끝났고,
[심판평가관/음성변조 : "하여튼 고맙고…. 진짜 넌 내가 키워."]
다음 날 선거에서 정몽규 후보는 85%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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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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