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항 내호구역 정화사업’ 백지화 우려… 창원시-환경단체 사업 순서 두고 이견

이지혜,어태희 2026. 7. 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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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예산 확보했지만 집행 안 돼
시 “정화 사업 우선… 의견 조율 난항”
단체 “오염원 선차단… 갯벌 조성을”

정부 예산 14억 원을 확보한 창원 마산항 내호구역 오염퇴적물 정화·복원 사업이 시민단체와 행정기관 간 이견으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 수년간 노력으로 확보한 국비가 묶인 가운데 해양수산부는 2027년도 정부예산안에도 해당 사업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사업 백지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 해양누리공원 인근 마산항 내호구역 일원 전경./경남신문 DB/

국민의힘 최형두(창원 마산합포구)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마산항 내호구역 오염퇴적물 정화·복원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사업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해양수산부 안용문 해양보전과장, 김덕영 사무관, 마산지방해양수산청 및 창원시 관계 공무원이 참석했다.

마산항 내호구역 오염퇴적물 정화·복원 사업은 오염된 퇴적물을 정화해 마산만 해양환경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이다. 최 의원실은 창원시의 건의를 바탕으로 해수부와 협의 끝에 2026년도 정부 예산 14억 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추진 과정에서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 논의 결과 예산 집행이 보류됐다. 이 사업은 지난 2019년 해양수산부 사업에 선정됐다가 환경단체 반대로 한 차례 무산됐고 이후 2023년 사업이 재건의됐다.

환경단체는 오염퇴적물 준설에 앞서 육상 오염원의 유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갯벌 조성 등 생태 복원 대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해수부와 창원시는 이미 확보된 국비를 활용해 정화사업을 우선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이번 사태 이전부터 환경단체는 내호구역의 정화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육상 오염원 선(先) 차단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지난해 11월 예산 확보 이후 정화 방법 재논의와 모니터링 참여를 조건으로 정화에 동의했으나, 올해 들어 논의 과정에서 육상 오염원 차단을 다시 요구했고, 정화 대상지 우선순위 재검토와 오염 원인이 부정확하다는 이유를 들어 갯벌 복원 형태의 자연정화방식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창원시는 재오염 방지와 정화사업 동시 추진이 필요하지만, 합의와 번복이 반복되면서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형두 의원은 “환경 보전과 생태계 복원은 반드시 고려돼야 할 중요한 가치이지만, 수년간의 노력 끝에 확보한 국비가 한 푼도 집행되지 못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해양수산부가 2027년도 정부예산안에 사업을 반영하지 않은 점도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해수부는 “창원시와 환경단체 간 사업 추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사업 추진 확약서가 마련될 경우 2026년도 예산 집행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창원시는 “해양수산부와 환경단체 등과 조속히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해수부 등도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깨끗한 바다를 위한 사업인 만큼 빠른 시일내 해수부와 환경단체와 함께 만나 꼭 준설이 아니더라도 정화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오염퇴적물 정화사업에 대한 환경단체 의견에 대해 정부에서 시행하는 오염퇴적물 정화사업의 목적, 효과, 필요성, 오염퇴적물의 오염 정도 등에 대한 시행청인 해수부 또는 마산지방해수청의 책임 있는 참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최 의원은 창원시에 “실무자에게만 맡기지 말고 책임 있는 간부들이 직접 환경단체를 만나 충분히 설명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시민단체 측은 단순한 예산집행 보류나 반대가 아니라 오염 원인의 철저한 규명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정림 창원물생명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과거 5년 전과 비교해 특정 지점에서 중금속 오염이 오히려 높게 나타나는 등 변화가 생겼지만 육상 유입인지 해양 투기인지 오염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며 “원인을 차단하지 않고 무작정 준설부터 할 경우 정화 효과는 없고 혈세만 낭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오염퇴적물 정화·복원 사업은 관련 지침에 따른 준설 관리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해당 구역은 정화 사업을 강행할 만큼의 관리 기준 수치에도 미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예산이 배정됐다고 해서 무조건 기한 내 준설을 강행하기보다는 피복 방식이나 갯벌 조성을 통한 자연정화 등 대안적 복원 방안과 오염원 차단책을 먼저 세우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지혜·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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