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유리, 친청 불리?”…與 전대 불씨 된 ‘선호투표’ 뭐길래

변문우 기자 2026. 7. 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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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후보 탈락, 그 후보의 2순위 표 배분…결선투표 없이 승자 발표
김민석·송영길 “환영” vs 친청계 “당헌·당규 위반”…계파 갈등 새 뇌관
당내 반발 커지자…전준위 “당헌·당규 문제 있다면 다시 들여다볼 것”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정청래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당시 국무총리가 6월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에서 선출하는 당대표 투표 방식을 별도의 결선투표 없이 승자를 가리는 '선호도 투표'로 진행하기로 정한 것과 관련, 당내 친청(親정청래)계를 중심으로 "친명(親이재명)계 후보들한테 유리하다"며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이에 당 차원에서도 투표 방식을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 전당준비대회위원회는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방식과 관련해 선호투표와 결선투표 등 두 가지 방식을 논의한 결과 선호투표제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 한 명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1·2·3순위의 선호 순위를 함께 표시하는 방식이다. 먼저 1순위 득표만 집계해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그대로 당선자가 결정된다. 만약 1차에서 과반 후보가 나오지 않는다면 2차로 2순위까지 집계, 그래도 나오지 않으면 3차로 3순위까지 포함해 집계하게 된다.

이 과정을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반복하는 만큼, 별도의 결선 투표를 치르지 않고 당일 최종 1인이 가려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해당 방식을 놓고 친명계 당권 후보들은 적극 환영하는 모습이다. 친명계 핵심 주자로 꼽히는 김민석 전 총리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선호투표는 결선투표도 가능하게 하는 현실적 방안"이라며 "당 전준위에서 그렇게 결정한다면 저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원조 친명계인 송영길 전 대표도 "비용 등을 줄일 수 있고, 사표방지 심리가 없어지게 되기에 저는 좋게 본다. 결정을 존중한다"며 "결과적으로 과반 득표자가 당선되기에, 부담 없이 송영길을 찍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본다. 저로서는 승리의 카드가 된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정청래, 하루 만에 '입장 선회'…고민정도 "불공정 의심"

반면 친청계 인사들은 친명계 후보들에게 유리한 방식이 아니냐며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당초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된 김민석 전 총리와 정청래·송영길 전 대표까지 3명 중 2명이 친명 주자기 때문이다. 8일 출마한 고민정 의원 역시 친청계와 거리가 먼 인물로 꼽힌다. 그런 만큼 유권자들이 1순위에서 정 전 대표나 다른 후보를 쓴다 해도, 2순위에는 남은 친명 후보를 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선호투표제 도입이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주장도 있다. 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친청계 조승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헌 제25조 4호에는 결선투표 실시를 명기하고 있다. 당규 제4호 당직선출규정에도 과반수 득표자를 당선인으로 하고 이를 위한 결선투표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며 "선호투표를 실시하려면 당헌상 대표선출 결선투표 조항을 들어내거나, 당규상 선호투표를 결선투표의 한 방법이라고 분명하게 정리하든지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전준위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던 정청래 전 대표 역시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헌·당규를 위반하면서 무엇을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경선 룰로 시비할 생각이 없다. 다만 당헌·당규 논란 소지가 있으면 당원 사이 혼란이 있어 잘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호투표에 대해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으로 무효"라며 "실무적으로 선호투표 방법은 원내대표나 의장 선거 같은 선거에는 가능할 수 있지만 순회투표를 하는 당대표 선거에는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문정복 최고위원도 "당대표 선출에 선호투표를 도입하는 것은 공개 최고위가 끝나고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며 "당헌·당규를 개정하면서까지 룰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당권 후보인 고민정 의원도 "정치인인 저조차도 뉴스를 보고 그걸 아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번 전당대회 준비위의 선호투표제 결정은, 투명하지 못해서 결국 불공정하다고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또다시 연출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전준위는 내부 반발이 있는 만큼 투표 방식에 대해 다시 신중하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학영 전준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준위 내에선) 선호투표제 하는 것에 다 동의를 해서 했다. 당시 이의 제기가 없었다"며 "당헌·당규에 맞춰서 어떻게 할지, 문제가 있다면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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