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되면 가려워서 미치겠어요"…완치도 어렵고 재발도 쉬운 무좀 [이거 무슨 병]

[파이낸셜뉴스] "여름만 되면 발가락 사이가 허옇게 불고 가려워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직장인 박모(38·남)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발가락 사이가 허옇게 짓물러 불편함을 느꼈다. 유난히 습한 날은 발바닥에도 진물이 나고 가려움도 심해 고통스러웠지만, 여름이 지나면 증상이 가라앉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올해 여름 같은 부위가 다시 짓무르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발톱까지 누렇게 변색되기 시작했다. 심각성을 느끼고 병원을 박씨는 의사로부터 뜻밖의 진단명을 들었다. 진균성 피부질환, 바로 '무좀'이었다. 초기에 진료 시기를 놓쳐 곰팡이균이 발가락 사이와 발바닥은 물론 발톱 안쪽 조직까지 깊숙히 침투한 상태였다.

무좀은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가 발과 발톱, 손에 감염되는 진균성 피부질환이다. 장마철 같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곰팡이 번식이 활발해져 여름에 가장 많은 환자가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좀 환자는 연평균 약 250만 명이며, 7~8월에는 월평균 28만 명 이상으로 연중 가장 많다.
무좀은 사람 간 전염력이 강해 수영장 바닥, 목욕탕 슬리퍼 등을 통해 쉽게 옮는다.
또 한번 완치됐다고 해도 몸에 면역이 생기지 않아 쉽게 재감염되는 특징이 있다.

무좀은 감염된 부위에 따라 증상 양상이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유형은 발가락 사이에 생기는 지간형이다. 발가락 사이가 하얗게 불어 짓무르고 심한 가려움과 냄새를 동반하며, 심해지면 피부가 갈라지면서 진물이나 통증까지 생긴다.
발바닥으로 번지면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발바닥이나 발 옆면에 작은 물집이 무리 지어 잡히는 소수포형은 가려움이 심하고 물집이 터지면 진물이 나와 습진과 혼동되기 쉽다.
반대로 뒤꿈치를 포함한 발바닥 전체 피부가 두껍고 하얗게 각질처럼 일어나며 갈라지는 각화형은 오히려 가려움이 거의 없어, 단순 건조증이나 각질로 착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치료가 까다로운 것은 발톱 무좀(조갑백선)이다. 발톱이 누렇거나 하얗게 변색되고 두꺼워지며 부스러지지만 통증이 없어 미용 문제로 여기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이 단계에 이르면 곰팡이균이 발톱 안쪽 조직까지 침투한 상태로, 치료 기간도 가장 길어진다.

무좀 치료의 핵심은 꾸준함이다. 손발톱까지 균이 침범한 경우 먹는 약으로 6~18개월의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 발톱이 자라 새 조직으로 완전히 교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곰팡이균은 눈에 보이는 증상보다 깊은 각질층까지 뿌리내리고 있어, 증상이 사라져도 균은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손발톱무좀은 바르는 약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먹는 항진균제 처방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환자들이 여름이 지나 증상이 가라앉으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무좀의 1년 내 재발률이 36%에 달하는 주된 이유로 꼽힌다.
대한진균의학회에 따르면 무좀은 증상이 없어진 뒤에도 처방받은 치료 기간을 끝까지 지키고, 신발과 양말을 매일 바꿔 신어 발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생활습관을 병행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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