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시장, 다시 장날] ‘문화관광형시장’ 선정… 시설 새 단장·관광 연계 프로그램 운영
113개 점포·생활밀착형 시장
문화 연계 스탬프·맛집 투어도
SNS 홍보·전국 택배 판로 확대

“서울에 가서 발표를 하라는데, PPT부터 배워야 했어요.”

■PPT로 따낸 시장의 미래
윤 회장이 밤낮없이 준비한 3분 발표는 결국 용호골목시장의 새로운 출발로 이어졌다. 상인들이 의기투합한 결과 올해 문화관광형시장에 선정됐다.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지역 문화와 관광을 접목한 장기적인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윤 회장은 “사업자등록번호부터 온누리상품권 사용 여부, 화재보험 가입 현황까지 상인들의 자료를 받아야 했는데 ‘그걸 왜 제출하느냐’며 반대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며 “시장 방송을 수없이 하고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한 끝에 겨우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이제 변화가 시작될 차례”라고 말했다.
남구 용호동 주택가에 자리한 용호골목시장은 1975년 전통시장으로 등록된 생활밀착형 골목시장이다. 현재 113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아파트와 주택단지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 덕분에 유동인구가 꾸준한 편이다. 반찬과 수제 먹거리 등 생활밀착형 로컬푸드도 이 시장만의 강점이다.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곳곳도 새 단장에 들어갔다. 간판과 바닥을 새롭게 정비하고 노후 아케이드를 보수하고 시장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 순차적으로 추진 중이다. 여기에 오륙도와 이기대, 유엔기념공원 등 인근 관광·문화 자원과 시장을 연계한 스탬프 투어와 맛집 투어,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시설 지원사업이 노후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시장의 정체성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성장 방향을 제시하는 게 핵심이다.
■시장이 손님에게로 간다
기존 단골손님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고객을 직접 찾아 나서는 상인도 하나둘 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와 전국 택배, 특색 있는 상품 개발 등 시장 밖으로 판로를 넓히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8년째 시장에서 ‘돈고래수육’을 운영하는 성수제 씨는 “처음에는 고령층 손님밖에 없어 장사가 쉽지 않았다”며 “SNS와 블로그, 전국 택배를 시작하면서 손님이 늘었고 지금은 시장에서도 가장 매출이 좋은 가게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9년째 ‘효수제청’을 운영하는 임효숙 씨도 도라지와 더덕, 홍삼 등을 전통 방식으로 숙성한 수제청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단골을 확보했다. 임 씨는 “한때 5억 원에 달하는 사기를 당해 폐업 위기까지 몰렸지만, 차별화된 제품 개발로 재기에 성공했다”며 “최근에는 사업 확장을 위해 납품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반찬을 밀키트 형태로 개발하고, 젊은 가족이 시장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며 “젊은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골목시장, 다시 장날' 프로젝트는 BNK부산은행과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