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폭염'에 치솟는 습도…잠 못드는 밤
신설된 '열대야주의보' 첫 발령

좁은 띠 형태로 쏟아지는 장맛비와 한여름 폭염이 동시에 한반도를 덮친 가운데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 경남 창원과 전남광주, 제주에서 올해 처음으로 열대야가 관측됐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열대야로 분류한다. 전북 정읍과 남원을 비롯해 전남 보성, 대전, 대구의 밤 기온도 25도를 웃돌았다. 강릉과 구미 등 일부 지역의 9일 최저 기온은 25도로 예보돼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장마철에 폭염이 계속되며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올해 장마는 폭염을 동반하는 양상을 보인다.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부딪치며 비구름대가 좁은 띠 모양으로 발달했다.
이 때문에 중부 지방에는 장대비가 쏟아졌으나 경상권에는 폭염이 이어졌다. 경남 창원과 제주 서귀포 등 일부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습도가 높은 상황에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며 체감 온도도 크게 올랐다.
올해 신설된 ‘열대야주의보’가 이날 경북 경산과 칠곡, 의성에 처음 내려졌다. 열대야주의보는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역에서 밤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열대야로 수면을 방해받아 폭염에 더 취약해지는 ‘누적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주말인 11~12일 정체전선이 북상하면 남쪽에서 더운 공기가 들어와 기온이 더 오를 전망이다.
더위가 심해지면서 온열 질환자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일 발생한 온열 질환 환자는 17명이다. 이달 들어 가장 많다. 앞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30일 서울에서는 온열 질환으로 한 명이 사망했다.
장마 영향으로 식중독 발생 위험도 커졌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식중독 지수는 29로 주의 단계다.
이재정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 예보팀장은 “올해 장마는 비가 강하게 내리고 폭염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남은 장마 기간 좁은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고 장마가 소강상태일 때는 극심한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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