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종전 MOU 끝난 것 같다…협상 원치 않아”

박시진 기자 2026. 7. 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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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0곳” vs 이란 “85곳” 난타전
이란 호르무즈 상선 공격이 도화선
美, 이란산 원유 수출 허용도 철회
전세계 반나절치 6300만 배럴 묶여
이란, 걸프 美기지 등 즉각 재보복
휴전 합의 20일 만에 ‘파국 위기’
브렌트유 5% 올라 다시 70弗 중반
6월 17일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AP연합뉴스

종전 협상 재개를 앞둔 중동 화약고에 휴전 20일 만에 다시 불이 붙었다. 미국과 이란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공격을 놓고 각각 80여 곳을 공격한 탓이다. 미국은 18년 만에 풀었던 이란산 원유 수출 면제 조치까지 철회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양해각서(MOU) 무효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종전 MOU는 끝난 것 같다”면서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제 생각에는 그저 시간 낭비일 뿐”이라면서 “그들은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고 정신병자”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들은 악랄하고 폭력적인 인간들로 만약 그들에게 핵무기가 있다면, 그들은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앞서 미 중부사령부는 7일 이란 내 8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새로운 보복 공격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미군이 이란의 방공 시스템, 지휘통제망, 해협 안팎에 있는 60척 이상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형 함정 등을 공격해 이란의 공격 능력을 약화시켰다”며 “이란군의 부당한 공격은 휴전 협정을 명백하고 위험하게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향해 최소 2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카타르 정부와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해협 인근에서는 카타르 LNG 운반선 1척과 유조선 2척 등 총 3척이 공격받았다.

이번 공격은 지난달 종전 협정 체결 이후 감행된 어떤 공격보다 4~5배 강력했다. 미 당국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공격은 비례적인 조치가 아닌 징벌적 조치”라며 “공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이란과 가까운 튀르키예에 머물고 있는 동안 공격이 감행된 점도 미국의 예상 밖 공격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산 원유의 생산·인도·판매를 허용하기 위해 지난달 21일자로 발급한 60일짜리 임시 일반 면허를 보름 만에 취소한다고 밝혔다. OFAC는 이란산 원유 거래가 단계적으로 취소되며 17일까지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 원유 수출은 물론 달러 결제까지 허용하면서 협상 카드로 내걸었는데 철회가 확정되면 이란이 받는 타격은 크다. 이에 국제유가(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 중반 이상까지 오르며 5%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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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 6300만 배럴의 발도 묶였다. 블룸버그통신이 선박 추적 업체 보르텍사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현재 운송 중이거나 대기 중인 이란산 원유는 약 6300만 배럴에 달한다. 이는 미 에너지정보청(IEA) 기준 2026년 전 세계 하루 석유 수요(1억 400만 배럴)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란은 강하게 반발하며 걸프 인근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더 큰 맞보복을 가했다. IRGC는 8일 바레인과 쿠웨이트 내 미군 시설 85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기간에 미군이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는 점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란군은 이날 미군의 MQ-9 드론 1대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란은 바레인을 겨냥한 추가 공격도 감행했다. 이란은 쿠웨이트에 있는 알리알살렘 공군기지와 바레인의 미 해군 5함대 기지를 겨냥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교부 차관은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이란의 석유 판매를 허용하는 면제 조치를 철회한 것은 MOU 10조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국가 이익과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을 공격한 것에 대해 걸프국들은 일제히 비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이란이 이번 공격과 모든 여파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란 부대사를 소환해 도발 중단을 촉구했고 아랍에미리트(UAE) 외교부도 규탄 성명을 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역시 “휴전이 체결됐는데 이란이 사실상 휴전을 위반하고 있다면 미국이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미국을 옹호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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