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실적” vs “변동성 확대”…삼성전자 눈높이 갈렸다
“AI 투자 확대·메모리값 상승” 낙관
KB증권, 목표가 60만원으로 높여
“하반기 성장둔화 가능성” 신중론에
키움은 한달만에 39만원으로 낮춰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 흐름을 두고 증권가의 눈높이가 엇갈리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공급 부족 장기화를 근거로 한 낙관론과 하반기 성장세 둔화를 우려하는 신중론이 맞서면서 목표주가도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만 8500원(6.25%) 내린 27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분기 잠정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를 뛰어넘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한 이익 규모는 106조 원 이상으로 추정됐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2거래일 연속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KB증권은 최근 AI에 대한 우려는 소음에 불과하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53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AI 메모리 수요가 전 영역으로 빠르게 번지는 가운데 2028년 상반기까지 공급 증가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KB증권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375조 3440억 원에서 381조 1710억 원으로 1.6% 상향했고 내년 영업이익 역시 547조 8070억 원에서 574조 1070억 원으로 4.8% 올려잡았다.

IBK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35만 원에서 46만 원으로 높였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반도체(DS) 부문 사업부가 실적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생태계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며 여전히 주가는 저평가 국면”이라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4 물량이 본격화되는 3분기부터는 외형 성장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잠정 실적이 메모리 업종에 대해 불거진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판단하면서도 목표주가 56만 원과 투자 의견 ‘강력 매수(Strong Buy)’를 유지했다. 공격적인 가격 협상 전략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업계 최고 수준의 평균판매단가(ASP)를 유지할 것이라는 평가다. 향후 주주 환원 강화와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한 이익 지속성을 확보해 주가 조정을 이겨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변경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실적 전망치는 대체로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목표가를 53만 원으로 유지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364조 7840억 원에서 375조 2640억 원으로 2.9% 상향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연간 영업이익을 378조 2100억 원으로 예상하며 직전 대비 5.8% 높였다.
반면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43만 원에서 39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 의견은 여전히 ‘매수’를 유지했지만 하반기에는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기판 등 가격 상승으로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수요 감소 우려로 고객사들의 추가 구매가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어 메모리 가격 상승률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 메모리 업체의 점유율 확대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하반기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장문항 기자 jm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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