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설계부터 제조 공정까지…AI發 배터리 기술혁신 가속

김기혁 기자 2026. 7. 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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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3200만개 후보물질 가운데
80시간만에 18개 유망후보 선별
가천대·고려대도 新설계기술 개발
자동차 소재 등 다방면 도입 전망

인공지능(AI) 기술이 배터리 분야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소재 설계부터 제조 효율 개선까지 다방면에 AI가 적용되면서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가를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배터리 업계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AI를 활용한 비용 절감이 국내 배터리 기업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산업에 AI를 활용한 대표 연구 사례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미국 워싱턴주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PNNL)와의 공동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PNNL은 화학·재료과학 등 여러 분야를 연구하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 연구소다. 두 기관은 단 80시간 만에 3200만 개의 무기물 가운데 배터리 개발에 쓸 수 있는 유망 후보 물질 18개를 찾아냈다.

여기에는 AI와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가 동원됐다. AI 시스템은 수천만 개의 물질 중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 것들을 우선 골라낸 뒤, 반응성을 기준으로 후보 분자를 2차 선별했다. 이어 다른 AI 알고리즘이 에너지 전도 가능성을 기준으로 다시 걸러냈다.

과거에는 적합한 물질을 찾기 위해 오랜 가설 검증 기간을 거쳐야 했지만 AI 도입으로 이 절차가 크게 단축된 셈이다. 산업통상부가 지난해 펴낸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에 따르면 배터리 연구개발(R&D)에 AI 주도 실험 방식이 안착할 경우 신소재 발굴과 테스트 기간이 기존 수년에서 수개월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원료에서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배터리 산업의 복잡한 공급망을 설계할 때도 AI 기반 최적화 모델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제조 공정에도 AI가 쓰인다.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은 영상 기반 결함 분석 공정에 AI를 도입해 생산 과정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탐지한다. 이를 통해 생산 수율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췄다.

국내에서는 가천대와 고려대 공동 연구팀이 AI를 기반으로 차세대 리튬 금속 배터리 성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전해질 설계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박진우 가천대 교수 연구팀과 김웅 고려대 교수 연구팀은 분자의 연결 구조와 반복 특성, 농도 정보를 동시에 반영하는 새로운 분자 표현 기술을 개발했다. 전해질 분자의 입체 구조와 농도까지 함께 학습하는 모델을 구축해 성능 예측 정확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염과 용매의 역할을 구분해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모델 신뢰도도 끌어올렸다.

2차전지에 이어 자동차 소재 개발에도 AI가 도입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재료연구원은 올해 5월 금속 소재의 미세 조직 정보만으로 금속 판재의 특성을 예측하는 AI 기반 해석 모델을 선보였다. 연구팀은 미세 조직 정보 가운데 금속 내부를 이루는 작은 결정 단위인 결정립에 주목했다. 각 결정립의 배열 방향 정보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금속별 미세 변형 특성을 계산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스테인리스강, 산업용 알루미늄합금, 고순도 구리 등 여러 금속 소재에 적용한 결과 계산 시간이 수 시간에서 수 초 단위로 크게 줄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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