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대응단 1년, 증권사 내부통제도 바꿨다…사후 적발서 사전 차단으로
임직원과 가족 명의 계좌 관리까지 범위 확대
자체 감사·모니터링 강화 나선 주요 증권사

주가조작과 미공개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당국의 대응 속도가 빨라지면서 증권업계의 내부통제 체계도 달라지고 있다. 불공정거래 사건이 발생한 뒤 책임자를 징계하는 데 그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임직원 주식 매매를 제한하고 가족 계좌까지 감시 범위를 넓히는 등 사전 차단 장치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1주년 운영성과 점검 회의'를 열고 지난 1년간의 성과와 향후 운영 방향을 점검했다.
금융당국의 조사 체계가 신속해지면서 증권사들 불공정거래 예방 체계를 재점검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내부통제 개편 폭이 가장 큰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 이후 내부통제 강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미공개정보 관리부터 임직원 주식 매매, 가족 계좌 모니터링까지 내부통제 체계를 다시 설계했다.
지난 1월에는 미공개정보 취급 임직원 등록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프로젝트 참여 등으로 미공개정보를 취급하게 된 임직원을 개인 단위로 등록하고 관련 업무에 참여한 시점부터 매매 제한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경영진에 대한 규제 수위도 높였다. 전체 임원을 대상으로 국내 상장주식 신규 매수를 제한하고 가족 명의 계좌에 대한 모니터링 범위를 확대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사건 이후 내부통제 TFT를 구성해 내부통제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했다"며 "임원은 국내 상장주식 신규 매수가 제한되고 가족 계좌도 동의 절차를 거쳐 함께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통제라는 것이 모든 개인의 일탈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 차원에서 가능한 통제 장치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도 전 직원의 시세조종 혐의가 드러난 이후 내부통제 강도를 높였다. 불공정거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부서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국내 상장 지분증권 매매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금융사고 모니터링 범위도 임직원 본인 계좌에서 가족 계좌까지 확대했다. 영업점 내부통제 점검도 강화해 점검 대상 점포 수를 늘리고 현장 점검 범위를 넓혔다.
지난달 압수수색을 받은 교보증권도 기존 고객 확인과 계좌 운용 과정의 통제 절차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은 미공개정보 접근 가능성이 있거나 운용 업무와 관련된 이해상충 부서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본인 계좌를 모니터링하며 가족 계좌 내역도 정기적으로 제출받고 있다.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종목은 임직원이 자기 계좌를 통해 매수하려 해도 전산상 거래가 제한되는 시스템 또한 운영 중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이해상충 부서 임직원의 본인 계좌는 회사에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가족 계좌도 정기적으로 제출받아 관리하고 있다"며 "업무 과정에서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매수하려 할 경우 알림이 뜨고 거래 자체가 제한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통제 절차가 엄격할수록 영업 현장에서는 불편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으나 고객 확인과 임직원 거래 관리 절차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불공정거래 위험을 낮추는 데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시장의 자정노력 확산 사례로 증권사 모든 임원 신규 주식매수 금지, 모니터링 범위를 가족명의 계좌까지 확대, 미공개정보 취급 임직원 등록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소개했다.
증권사들은 기존에 운영해온 임직원 계좌 신고 및 거래 모니터링 체계의 적용 범위를 넓히거나 전산 차단 장치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통제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합동대응단 출범 1년 운영성과를 점검하며 조직 확대 계획도 밝혔다.
황선오 합동대응단장은 이날 회의에서 "합동대응단이 지난해 7월 36명 규모로 출범한 뒤 올해 초 2개 팀 체제로 개편하고 인력도 62명으로 확대했다"며 "현재 추가 충원을 거쳐 인력이 90명 수준으로 늘어났고 향후에는 1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불공정거래 발생 이후 한국거래소의 심리가 끝날 때까지 약 6개월이 걸렸지만 합동대응단 출범 이후 신속 심리 절차를 도입하면서 관련 기간이 약 3개월 단축됐다"며 "특히 중요 사건에 대해서는 거래소 심리 이후 장기간 대기하지 않고 조사에 곧바로 착수하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부연했다.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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