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국 유조선 때린 이란군…NATO 수장 “미군 강력대응 절대적 필요했다”
미군 중부사 보복공습…뤼터 나토 사무총장 지지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 호르무즈 항행자유 의제
걸프협력회의(GCC) 비롯 중동 對이란 여론 악화
이란측 초치한 카타르…사우디 “이란 모든 책임”
UAE·바레인 “카타르·사우디 전폭적 연대” 표명
IRGC, 바레인·쿠웨이트 美기지 등 재보복 과시
이란군이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및 ‘미-이란 종전협상 중재국’ 카타르 국적 유조선까지 공격한 뒤, 미군이 보복공습을 가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수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고 미 측을 공개 지지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 개최국인 튀르키예의 앙카라에서 기자들을 만나 “휴전 상황에서 이란이 기본적으로 그 휴전을 위반하고 있다면, 미국이 강력 대응하는 게 전적으로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군 중부사령부가 이란군의 민간 상선 공격을 규탄한 데 이어서다.
뤼터 사무총장은 또 미국의 나토에 대한 “완전한 헌신”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나토 또한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아랍권 대표 방송 알자지라는 익명의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나토 정상들이 이날 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항행의 자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입장 중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8/dt/20260708170440178nehw.png)
미군은 전날(7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3척의 유조선이 지난 6일 밤~7일 이란 발사체에 피격한 뒤 80곳 이상의 표적에 대해 “징벌적”인 공습을 가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도 지난달 21일 발급한 이란산 원유판매 일반허가(GL X) 60일 면허를 전날 조기 철회하고 후속 허가(GL X1)로 대체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최고지도자 친위 군사조직)는 이날 성명을 내 미군이 휴전협정 위반하고 이슬라마바드(중재국 파키스탄 수도) 합의를 어겼다면서 “IRGC 해군과 항공우주군은 합동 미사일·드론작전을 통해 바레인 제5해군사령부 관할구역인 살만 항구와 쿠웨이트의 알리 살림 공군기지에 있는 85개 주요 미군 시설물을 파괴하고 작전을 방해하려던 적의 MQ9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미 중부사에 따르면 IRGC로 추정되는 이란 병력이 공격한 상선은 카타르 국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알 레카야트’호와 사우디 국적 유조선 ‘웨디안’호, 라이베리아 국적 유조선 ‘사이프러스 프로스페리티’호로 파악됐다. 미군은 항행자유 훼손 및 휴전위반을 규탄하며 이란 방공시스템·지휘통제망, 레이더 기지, 대함미사일 전력, 해협 인근 배치된 IRGC 해군 소형정 60여척 등을 타격했다고 알렸다.
중동 걸프 국가들의 대(對) 이란 여론은 악화됐다. 쿠웨이트 외교관 출신의 자심 모하메드 알 부다이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은 전날 오만 해안에서 발생한 카타르 유조선 알 루카얏호에 대한 이란의 “잔혹한 공격”이자 “지역 안보와 안정을 위협하는 위험한 사태 악화”라며 규탄하고, 이란의 반복적인 공격에 대해 국제사회가 “단호하고 억지력 있는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카타르 외무부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카타르 LNG 운반선이 공격받은 사건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이란 부대사를 소환해 외교 서한을 전달하고 해명을 요구했다. 또 이란에 대해 “지역 안보를 저해하는 모든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국제 해운 및 세계 에너지공급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외무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사우디 외무부 역시 성명을 내 “이란이 이번 공격과 그로 인한 피해, 그리고 모든 여파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라”고 규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외무부도 전날 성명을 내 카타르와 전폭적인 연대를 표명하며 “상선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압박 수단 또는 경제적 협박 수단으로 이용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이란을 규탄했다. 바레인 외무부도 이날 이란의 유조선 공격에 “국제법 및 유엔 안보리 결의안 제2817호의 심각한 위반이자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 위반”이라며 사우디·카타르와 전폭적 연대를 표명했다.
이란 측은 휴전위반 논란을 상선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카타르 외무부의 이란 부대사 초치에 관한 입장으로 호르무즈 해협 관리·통제권을 강변하며 “일부 상선이 이란과 협의 없이 항로를 이용하고 자동식별시스템(AIS)이나 GPS 신호를 무력화·조작하고 있다”며 “충돌 위험, 환경 문제, 위험한 항행으로 이란의 항행안전 확보 노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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