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스캔 후 얼굴만 맞추세요”…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직접 해보니
"신분증 스캔하고 안면인증 화면에 얼굴을 맞추면 됩니다."

지난 6일부터 이통 3사와 알뜰폰사는 명의도용과 대포폰을 막기 위해 대면·비대면 채널에 안면인증 절차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최근 휴대전화가 금융거래·간편결제·본인인증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개통 단계에서의 신원 확인 중요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대포폰 적발만 2만여 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절차는 간단했다. 직원이 신분증을 스캐너로 읽은 뒤 태블릿 화면에 안면인증 화면을 띄웠다. 직원이 든 스마트폰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본 뒤 얼굴을 좌우로 천천히 돌리자 '신원 확인 완료'라는 메시지가 떴다. 추가 조작 없이 곧바로 요금제 선택과 계약서 서명 절차로 넘어갔다.
개통 절차는 크게 본인 확인·계약서 작성·서명 세 단계로 이뤄지는데 총 소요시간은 약 3~5분정도였다. 오형일 LG유플러스 컨슈머PI팀장은 "기존에는 직원이 신분증을 육안으로 확인했던 반면 이번에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화하면서 신뢰성과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안면인증 시스템은 이통 3사가 공동 구축한 외부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얼굴 정보는 인증 과정에서 0.04초간 일시 저장된 뒤 암호화 전송되며 생체정보는 별도로 저장되지 않는다. 패스(PASS) 앱이 설치된 고객은 앱을 통해, 그렇지 않은 경우 브라우저로 동일한 절차를 진행한다. 어떤 방법을 쓰든 보안 수준은 동일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시범운영 기간을 거치며 시스템 인식률과 현장 운영 절차를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이통 3사 308개 선도 대리점을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고, 정보보호 전문기관을 통한 보안성 점검도 진행했다. 시범운영 초반에는 인식률이 낮았다.
오형일 팀장은 "처음에는 매장에서 충실히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성공률이 낮았지만 현장 적용을 본격화하면서 굉장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남대문점 관계자는 "조명 때문에 안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됐다"고 전했다.
취재 과정에서 스마트폰 사진을 카메라에 비춰 안면인증을 시도하자 일부 통과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포폰 차단이라는 도입 취지를 고려하면 보안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현장 관계자는 "대면 채널에서는 직원이 직접 보고 있기 때문에 인식률을 일부 조정해 놓았다"며 "도입 초기인 만큼 인식 기준을 최적화하는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비대면 채널에서는 눈 깜빡임 등 실제 사람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절차가 추가됐다. 같은 방식으로 시험한 결과 사진이나 영상통화만으로는 인증을 통과하기 어려웠다.
다만 초기 단계인 만큼 거부감을 표하는 고객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직영 매장 12곳에서 운영 상황을 확인한 결과 제도 취지를 설명하면 대부분의 고객이 절차를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안면인증에 실패하더라도 모바일신분증 앱 확인이나 당일 발급 주민등록초본 등 대체 수단을 통해 개통이 가능하다. 정부는 8월 중 대체 수단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9월에는 주민등록초본 위·변조 여부 확인을 본인 확인 절차와 자동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10월에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안면인증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용자 보호와 신뢰 기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중 본인 확인 절차를 적용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도 원활한 이용을 위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업계는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안면인증과 대체 인증 수단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Copyright © IT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