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문제 된 '취업빙하기' 세대… SNS 분석해 지원책 마련

류호 2026. 7. 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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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에 사회생활 시작한 일본 중년
여유 자금 부족에 빈곤 노인 될 가능성 커
중년 실질 맞춤형 정책 마련에 의견 수렴
한 일본 중년 남성이 지난달 23일 도쿄 도내에 설치된 주가 지수 스크린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장기 불황기에 경제 활동을 시작한 '취업 빙하기 세대'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소셜 리스닝' 제도를 도입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는 글들을 분석해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맞춤형 정책을 짠다는 구상이다.

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온라인 여론조사 실적이 있는 민간 업체에 취업 빙하기 세대 관련 SNS 게시물 분석을 맡길 방침이다. 정부 정책 수립에 소셜 리스닝 기법을 본격적으로 활용한다.

소셜 리스닝은 기업들이 마케팅에서 활용하는 기법으로, 브랜드 평판 관리나 시장 분석을 위해 엑스(X), 인스타그램 등 SNS와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는 의견을 수집·분석하는 기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취업 빙하기 세대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이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이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은 무엇인지 조사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들의 문제를 파악하고자 공공의견 수렴과 설문조사를 진행해 왔지만, 정책 수립에 도움 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 보다 생생한 여론을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사 결과는 정기적으로 분석해 정책에 수시로 반영할 계획이며, 연 1회 관계 부처 장관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회의에서 분석 결과를 보고한다.

일본 기업 채용 담당자들이 2024년 3월 9일 도쿄 국제전시장 빅사이트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취업 준비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도쿄=류호 특파원

일본에서 취업 빙하기 세대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회에 진출한 세대를 말한다.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장기 불황기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로, 지금의 40대 초반~50대 중반이 해당한다. 성인이 돼 사회에 진출한 무렵 기업들이 신규 채용 인원을 대폭 줄인 탓에 취업난을 겪었고, 비정규직을 전전한 사람도 상당하다. 임금이 낮아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거나 여유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모 간병을 맡게 돼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 일본에서는 취업 빙하기 세대가 고령이 되면 가난한 노인이 급증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지금도 경제 활동을 하지 않거나 여유롭지 못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취업 빙하기 세대 중 비정규직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은 지난해 기준 약 33만 명으로 집계됐다. 41~50세 가운데 취업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 인구와 가사·교육 활동도 하지 않는 사람은 2024년 기준 약 44만 명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취업 빙하기 세대 지원 정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4월에는 2028년까지 3년간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새로운 취업 빙하기 세대 지원 패키지 정책'을 발표했다. 기존 취업 지원 중심 정책에서 노후·간병·자산 형성·사회 참여 지원으로 확대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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