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장·우후 줄섰다···中 조선소들이 한국 엔진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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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소들이 국내 선박엔진 업체를 잇달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세계 선박 수주 시장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선박용 엔진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를 선택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다.
중국 조선소들이 국내 엔진업체를 선택하는 배경에는 친환경 엔진 기술력이 있다.
다만 선박 건조 시장에서는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도 친환경 엔진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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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조선업 호황에 K엔진 수혜···고객군 넓혀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중국 조선소들이 국내 선박엔진 업체를 잇달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세계 선박 수주 시장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선박용 엔진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를 선택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다. HD현대마린엔진은 중국 주요 조선소로 고객 기반을 넓히며 중국 조선업 성장의 수혜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선박을 건조하고 한국이 핵심 엔진을 공급하는 분업 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샤먼서 양쯔장까지···중국 고객 다변화 눈길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HD현대마린엔진의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매출처는 케이조선(21.75%)과 계열사 HD한국조선해양(10.73%)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국 고객사로 채워졌다. 샤먼샹위물류그룹이 12.58%, 샤먼샹위가 8.63%, 타이저우 산푸 조선엔지니어링이 13.50%, 양쯔장조선이 8.96%를 각각 차지했다. 중국 고객사 비중만 합쳐도 약 43.7%에 달한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고객 구성 변화가 더욱 뚜렷하다. 2024년 1분기에는 샤먼샹위물류그룹이 전체 매출의 30.27%를 차지하며 단일 고객 비중이 높았다. 이어 케이조선(25.31%), MAN Energy Solutions(8.79%), 대선조선(8.00%), 한화엔진(7.84%) 순이었다.
반면 올해는 샤먼샹위 계열 외에도 타이저우 산푸, 양쯔장조선 등이 주요 매출처에 이름을 올렸다. 특정 거래처 중심에서 중국 주요 조선소 전반으로 고객 기반이 확대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조선업의 신조 발주 증가에 맞춰 국내 엔진업체들의 공급처도 함께 다변화되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최근 체결된 공급계약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HD현대마린엔진은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약 20여일 동안 총 네 건의 공급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중국 우후조선과 2건, 중국 샤먼 계약 1건, 국내 삼성중공업 1건 등으로 총 계약금액만도 1500억원을 훌쩍 넘어설 뿐 아니라 중국 고객 비중이 높다.
올해 상반기로 기한을 넓히면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HD현대마린엔진이 공시한 선박엔진 공급계약은 총 15건, 6727억원 규모다. 이는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4024억원)의 약 1.7배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중국 조선소와 체결한 계약은 12건, 약 4991억원으로 전체의 74.2%를 차지한다.
◇IMO 규제가 키운 K엔진 경쟁력···실적으로 이어졌다
중국 조선소들이 국내 엔진업체를 선택하는 배경에는 친환경 엔진 기술력이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선박의 탄소배출 저감이 화두로 떠오르자 LNG·메탄올·LPG 등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엔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엔진은 선박의 연비와 환경 규제 대응 능력, 운항 안정성 등을 좌우하는 핵심 기자재인 만큼 가격보다 기술력과 운항 실적이 중요한 분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엔진이 선박 건조 단계에서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는 점도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으로 꼽는다. 선박은 통상 30년 안팎으로 운항하는 만큼 엔진 공급업체는 순정부품 공급과 유지보수 서비스를 장기간 제공한다. 초기 기술력 뿐 아니라 애프터마켓(AM) 역량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구조여서 검증된 운항 실적과 서비스망을 갖춘 국내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 조선시장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3356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은 2298만CGT를 수주하며 전체의 68%를 차지했고, 한국은 708만CGT로 21%를 기록했다. 다만 선박 건조 시장에서는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도 친환경 엔진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5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0.8%, 영업이익은 216.5% 각각 증가했다. 회사는 엔진 인도 물량 확대와 고수익 제품 판매 증가를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꼽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선박 건조국으로서 수주를 확대할수록 고부가가치 선박에 탑재되는 친환경 엔진 수요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역시 엔진 기술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이중연료 엔진과 차세대 친환경 추진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날수록 엔진의 기술력과 운항 실적은 더욱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은 오랜 운항 데이터와 이중연료 엔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소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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