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피에 '역 머니무브' 가속화…5대銀 정기예금 12조 '쑥'

김윤섭 2026. 7. 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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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정기예금 잔액 961조…4월부터 오름세
증시 변동성에 시중 자금 다시 은행으로 몰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중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다. 증시 활황기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주식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급격한 주가 변동에 피로감을 느끼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 예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6일 기준 961조4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949조3998억원보다 12조702억원 늘었다.

5대 은행 정기예금은 그동안 주식시장 활황과 맞물려 자금 유입세가 둔화됐다. 시중 자금이 증시로 쏠리는 ‘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지면서 은행 예금 증가세가 주춤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이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지난 4월 말 937조1834억원였던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현재 961조4700억원까지 늘었다. 두 달여 만에 24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차익을 실현한 투자 자금 일부가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며 시장금리가 오르고 이를 반영한 수신상품 금리도 상승한 점도 은행권으로 '역(逆) 머니무브’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에 은행에서 이탈하는 자금이 크게 늘어났으나 최근 증시 변동성에 피로감을 느낀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은행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서면 은행으로 향하는 자금 이동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조달비용이 상승해 예금금리를 조정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정기예금 증가세를 완전한 '역 머니무브'로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투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도 여전히 700조원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가 안정을 찾거나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 다시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금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4조9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770조8299억원) 대비 4조1378억원 늘어난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금리 인상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당분간 시중 자금이 은행 예금과 위험자산 사이를 오가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