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홍 시흥오이도박물관장 “박물관은 지역과 연결될 때 살아 움직이죠”

김신섭 기자 2026. 7. 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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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14년간 박물관 이끌어
'시간 창고지기' 자처… 문화 벨트 구상
“시민과 함께 즐기는 열린공간 조성”
▲ 김대홍 시흥오이도박물관 관장이 박물관 전시실에서 소장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

시흥시에는 작지만 5000년 전 신석기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역사적 유물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있다.

바로 3670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는 '시흥오이도박물관'이 그 현장이다.

고고미술사학과 박물관학을 전공한 김대홍(53·사진) 시흥오이도박물관장은 오랜 시간 문화유산을 지켜온 학예사다.

지난 2012년 오이도박물관 건립 시작 단계부터 참여해 2019년 정식 개관을 포함해 현재 운영까지 14년여 동안 박물관을 이끌고 있다.

스스로를 '시간 창고지기'라고 부르는 그는 "박물관은 지역의 시간을 담아 시민과 이어주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과거 보존을 넘어 미래를 만드는 공간이어야 합니다."라고 박물관을 정의한다.

오이도박물관이 문을 연 지 어느덧 6년째.

개관의 기쁨 뒤에는 숱한 밤을 지새운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박물관 건립 초기부터 참여한 그는 지금도 설계 단계의 긴장감을 잊지 못한다.

국가유산청과 경기도 심의 기준을 맞추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설계안은 여러 차례 수정됐고, 박물관 등록에 필요한 유물을 확보하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선사 유물 대부분이 국가 귀속 문화유산이다 보니 협의는 길어지고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어렵게 문을 연 뒤에는 시민들이 힘이 됐다. 자발적인 유물 기증이 이어졌고, 전국에 흩어져 있던 오이도 출토 유물도 하나둘 제자리로 돌아왔다.

김 관장은 이때를 "유물이 고향인 시흥으로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보람이 컸다"라고 회고했다.

박물관 곳곳에는 그가 고민한 흔적이 아로새겨 있다.

사무실을 건물 중앙인 2층에 둔 것도 시민들과 더 가까이하기 위해서다.

누구든 쉽게 찾아와 차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고 싶은 바람이 투영됐다.

현상설계 당선작의 건물 방향을 과감히 바꾼 것도 같은 이유였다.

덕분에 지금의 '바다를 향한 로비'가 탄생했다.

낮은 천장의 입구를 지나 3층 높이의 탁 트인 공간이 펼쳐지는 순간 방문객들이 느끼는 개방감과 청량감은 그가 가장 공들인 부분이다.

전시 방식도 차별화를 택했다.

국립박물관처럼 화려한 국보급 유물이 많은 박물관이 아니다.

오이도에서 출토된 토기 조각과 석기 편이 대부분인 박물관의 한계를 오히려 장점으로 바꾸고자 노력했다.

이에 따라 시흥의 인구 구조를 분석해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을 주요 관람층으로 설정했고, 어린이 체험실과 디지털·아날로그를 결합한 '디지로그(Digilog)' 전시를 도입했다.

'손대지 마시오'라는 딱딱한 말 대신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콘텐츠를 확대하고, 굽이치는 동선을 적용해 작지만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을 구현한 셈이다.

요즘 김대홍 관장의 관심사는 박물관 밖을 향해 있다.

선사유적공원과 오이도 상권, 앞으로 조성될 역사문화공간을 하나의 문화 벨트로 연결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그의 구상이자 목표다.

박물관 앞 육교 역시 처음부터 그 계획을 염두에 두고 설치했다.

도로로 단절된 유적을 다시 잇고, 문화와 관광, 지역경제가 선순환하는 거점을 만들겠다는 포부에서였다.

김 관장은 "박물관은 혼자 존재해서는 안 되고 지역과 연결될 때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이도를 '거대한 타임캡슐'이라고 표현했다.

5000년 전 신석기인의 삶과 염전·간척으로 이어진 근현대사의 시간이 한 곳에 켜켜이 쌓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이도에서 손님들과 식사할 때면 항상 "지금 드시는 조개와 굴도 50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오이도의 역사라고 알려준다"며 "박물관도 시대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또 박물관은 유물을 보관하는 공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만들고 즐기는 문화공간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가 시민 전문강사 양성과 시민기획전,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멈추지 않는 그의 열정에도 박물관 운영은 갈수록 쉽지 않다.

지방 공립박물관은 예산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따르고 문화 분야는 다른 행정 현안에 밀리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비 공모사업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있지만, 김 관장은 결국 박물관을 성장시키는 힘은 시민에게서 나온다고 믿는다.

오이도박물관을 시민들에게 가장 문턱 낮은 공간으로 남기고 싶다는 김 관장은 "언제든 박물관 사무실에 오셔서 차 한 잔 나누다 가세요."라고 말했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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