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별인가 구름인가…외계행성, 솜사탕보다 가볍다
1110광년 거리 목성 크기 두 행성
지구 물질 밀도의 120~140분의 1

지구를 비롯한 천체들은 우주 공간에 흩어져 있는 가스, 먼지, 입자 등 성간 물질들이 중력의 힘으로 서서히 응집되면서 탄생한다. 기나긴 응축의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 천체들의 밀도는 각각의 환경에 극과 극을 오간다. 그 한쪽 끝엔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응축된 블랙홀이 있다. 블랙홀이 밀도가 가장 높은 천체의 정점에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무엇이 존재할까?
물질의 밀도가 솜사탕보다도 낮은 행성이 발견됐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중심이 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솜사탕보다 밀도가 낮은 행성 2개를 한꺼번에 발견해 국제학술지 ‘왕립천문학회 월보’에 발표했다. TOI-791 b와 TOI-791 c라는 이름의 두 행성은 같은 중심별을 공전한다. 크기는 거대하지만 질량은 극도로 낮은 이런 천체를 ‘슈퍼 퍼프’(Super-Puff) 천체라고 부른다.
두 행성은 지구에서 약 1110광년 떨어진 남쪽 하늘 날치자리에 있는 태양과 비슷한 크기의 별 주위를 돌고 있다. 두 행성의 크기는 목성과 비슷하다. 하지만 밀도는 목성의 약 30분의 1 수준이다. 목성의 밀도는 1cm³당 1.33g인 반면, 두 행성의 밀도는 놀이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솜사탕의 물질 밀도인 0.05g보다도 낮다. TOI-791 b의 밀도는 0.038g, TOI-791 c의 밀도는 0.047g이다. 지구의 밀도 5.5g과 비교하면 각각 120분의 1, 140분의 1 수준이다. 이는 그동안 과학자들이 발견한 외계행성 중 가장 밀도가 낮은 수치다.
밀도 수치만 보면 천체인지 구름 덩어리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럼에도 구름 덩어리가 아닌 천체로 보는 이유는 고체 핵을 갖고 있고 질량이 지구의 각각 10배, 19배인 거대한 구체로, 별을 중심으로 고유한 궤도를 따라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전주기가 139일, 232일인 두 행성은 중력 상호작용을 통해 일정한 비율의 속도로 중심별을 도는 궤도공명 관계에 있다. 안쪽 행성이 항성을 다섯 바퀴 돌면 바깥쪽 행성은 거의 정확히 세 바퀴를 돈다.

첫 발견은 시민과학자…과학자는 정밀 분석
연구진은 이후 정밀 관측을 통해 두 행성의 크기와 질량, 밀도를 알아냈다. 두 행성이 중심별 앞을 지나갈 때 서로 주고받는 중력의 영향으로 별을 가리는 시간이 미세하게 차이나는 현상을 분석해 도출해낸 질량과, 행성이 별빛을 가리는 정도를 통해 계산한 행성 크기를 종합해 행성의 밀도를 추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행성들의 정체를 밝혀내는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행성들은 반지름이 태양의 1.5배인 중심별을 먼 거리에서 공전하기 때문에 중심별을 통과하는 데 11시간 이상이 걸렸다. 이는 일반적인 천문대에서는 한 번에 관측하기 힘든 긴 시간이다.

남극 망원경으로 항성 통과 전 과정 관측
이렇게 기이할 정도로 가벼운 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연구진에 따르면 유력한 가설 가운데 하나는 원시 행성계 원반의 차가운 외곽 영역에서 작은 암석 핵 주위로 수소와 헬륨 가스가 대규모로 냉각되며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을 이용해 이 천체들의 대기를 구성하는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면, 이 행성들이 어떻게 이토록 낮은 밀도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논문 정보
ASTEP confirmation of a pair of long-period Jupiter-sized planets with extremely low densities transiting TOI-791.
https://doi.org/10.1093/mnras/stag864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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