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호바와 노스코바, 자국 넘버원을 노리는 체코 원투펀치

여자 테니스 강국 체코는 2023년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 2024년 바보라 크레이치코바가 2년 연속 윔블던 타이틀을 들었다. 그리고 올해, 또다시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카롤리나 무호바가 4강에 올랐고, 린다 노스코바는 오늘(8일) 4강 진출을 놓고 엘리제 메르텐스(벨기에)와 경쟁한다. 중고참 무호바와 신인급 노스코바의 자국 넘버원 다툼은 윔블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무호바는 7일 8강전에서 오사카 나오미(일본)을 7-6(4) 6-4로 꺾었다. 다른 그랜드슬램과는 달리 윔블던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의 무호바였지만 처음으로 4강을 밟으며 4대 그랜드슬램 모두 4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무호바는 2023년 프랑스오픈 준우승 이후 꾸준히 톱 10권에 위치했지만, 최근 2년은 오른손목, 왼손목을 번갈아 다치며 잠시 고전하기도 했다.
그 사이 체코의 희망으로 떠오른 선수가 노스코바다. 노스코바의 그랜드슬램 최고 성적은 2024년 호주오픈 8강으로 다른 경쟁권 선수들에 비해 인상적이지 않다. WTA 투어 타이틀은 아직 2회뿐이며, 준우승은 5회로 결승에서 그다지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신 꾸준한 안정감만큼은 노스코바가 체코 선수 중 최고다. 유리 몸의 대명사 본드로우쇼바, 그리고 은근히 부상이 잦은 무호바와 크레이치코바에 비한다면 노스코바의 내구성은 꾸준하다. 세계 20위권을 유지했던 노스코바는 지난 6월 WTA 500 독일 베를린오픈 우승으로 톱 10 자리에 잠시 오르며 체코 넘버 원으로도 등극했었다.
그 자리는 1주일 만에 무호바가 빼앗았다. 무호바는 윔블던 직전 끝난 WTA 500 독일 바트홈부르크오픈 우승으로 다시 톱 10에 복귀했다. 현재 세계랭킹은 무호바 9위, 노스코바 12위로 무호바가 다시 앞서 있는 형국이다. 둘은 작년 말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체코 넘버 원 자리를 놓고 계속해서 경쟁 중이다.
무호바는 1996년생으로 벌써 중고참이 됐다. 변칙적인 샷들을 자주 구사하며, 특히 클레이코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올해 잔디코트에서의 좋은 성적은 약간 의외라는 평가이다.
2004년생 노스코바는 아직까지는 사발란카의 하위버전 정도로 보면 된다. 파워 위주의 샷으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로 하드코트에서 강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타이브레이크 성적으로 통산 41승 24패, 63.1%를 기록 중이다. 올해에는 2승 5패로 잠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작년까지 노스코바는 신흥 타짜의 기질을 보여주며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둘은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여자복식에 같이 출전했다. 최종 성적은 4위. 아쉽게 메달은 놓쳤지만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이해하는 선후배 관계다. 무호바는 노스코바를 "체코 테니스의 미래를 책임질 엄청난 재능과 파워를 가진 선수"로, 반대로 노스코바는 무호바를 "우상이자 배우고 싶은 멘토"라고 말한다. 이번 윔블던에서는 대진표 반대 테이블에 위치해 있지만 둘의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은 계속해 이어지고 있다.
둘의 맞대결이 성사되기 위해서라면 둘 모두 결승에 오르는 수 밖에 없다. 올해 윔블던 종료 후, 체코 넘버 원 자리는 누가 될 것인가. 만약 오늘 8강전에서 승리한다면 노스코바도 톱 10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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