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실업, 상폐 벼랑 끝 화려한 부활…'실버타운 디벨로퍼' 변신

박민규 기자 2026. 7. 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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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실업 공장. / 제공=광진실업

부산의 중견 철강사 광진실업이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난 4월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 위기(관리 종목 지정)에 몰렸던 회사가 불과 3개월 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며 총 3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 수혈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본업 경쟁력을 상실한 철강 업체가 '시니어타운 디벨로퍼'로 환골탈태하기 위한자금 조달이자, 향후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벼랑 끝에서 이뤄진 '손바뀜'

광진실업은 1976년 설립해 특수강과 스테인리스 등 봉강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해 온 코스닥 상장사다. 최근 수년간 전방 산업 부진과 원가 상승으로 적자를 지속해 왔다. 2023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단 한 차례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며 누적 영업손실 188억원을 기록했다. 

재무건전성 역시 악화돼 부채비율이 2023년 말 331.2%에서 2026년 1분기 말 401.2%까지 상승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산업은행, 경남은행 등 제1금융권의 차입금 규모가 700억원 이상으로 상환 및 만기 연장 압박을 받아오기도 왔다. 지난해 28억원의 이자비용을 지출했으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억원에 그치는 등, 이미 유동성 경색 징후가 만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4월 초에는 시가총액이 150억원을 밑돌며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통보받기도 했다. 자회사 광진모터스와의 흡수합병마저 주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며 기존 경영진의 동력은 사실상 상실된 상태였다.  

결국 창업주 일가인 허정도 대표는 엑시트(Exit)를 택했다. 지난 2일 보유 지분 28.8%를 전부 씨씨홀딩스와 다인투자조합에 총 100억원을 받고 넘기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무이자' CB 220억 포함 300억 유입…실버타운 M&A 실탄 장전

경영권 이전과 동시에 광진실업엔 자금이 쏟아졌다. 씨씨홀딩스 등 새로운 최대주주는 경영권 인수 대금 100억원 외에 제3·4회차 사모 전환사채(CB) 220억원과 포에버엔케이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80억원 등 총 300억원을 회사에 납입하기로 결의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220억원 규모 CB의 표면·만기 이자율이 모두 0%란 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3년간 자금이 묶임에도 이자 수익을 전면 포기했다는 것은 향후 주식 전환을 통한 막대한 시세 차익 획득에 확신을 갖고 베팅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와중 15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3회차 CB의 조달 목적을 전액 타법인 증권 취득으로 명시한 부분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서 광진실업은 지난달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배구조 재편에 맞춰 나문일 사내이사와 전인규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함과 동시에 '부동산 개발·분양업'과 '실버타운 개발·운영·관리 사업'을 정관에 신규 추가했다. 조달한 150억원의 실탄은 시니어 레지던스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전문 기업이나 우량 부지를 가진 시행사 인수에 투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즉, 회사로선 만성적인 적자와 400%를 웃도는 부채비율에 허덕이는 기존 철강 본업을 살리기보단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M&A용 실탄을 마련한 셈이다.

 
'자본잠식' 새 주인과 오버행 시한폭탄… 남겨진 리스크

화려한 부활의 청사진 이면에는 투자자들이 경계해야 할 리스크도 도사리고 있다. 광진실업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할 씨씨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이 -2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소규모 컨설팅 법인이다.

이러한 가운데 총 80억원의 유상증자를 책임지기로 한 포에버엔케이은 자본 총계가 15억원도 안된다. 이들 회사가 400억원(경영권 인수 100억원, 자본 조달 3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통제한다는 것은 배후에 고금리 브릿지론(Bridge Loan) 등이 얽힌 무자본 M&A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체 자금력이 부족한 법인들이 재무적 투자자(FI)의 자금을 끌어와 상장사를 인수하는 전형적 차입매수(LBO) 또는 무자본 M&A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올해 5월 카이로스가 광진실업의 2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13.74%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도 FI 연합의 치밀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지분 희석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공포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에 조달한 CB 220억원을 향후 전량 주식으로 전환하고, 1년간 보호예수로 묶이는 유상증자 신주 물량이 오는 2027년 하반기부터 시장에 풀리게 되면 수백만 주의 주식이 장내에 쏟아지며 기존 지분의 가치를 크게 희석시킬 수 있다.

주가 하락 시 CB 전환가액이 최초 발행가의 70% 수준까지 하향 조정되는 리픽싱 조항이 포함된 점도 주당 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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