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x 도입 초기 행위료 ‘최대 100% 가산’ 반면 성과 미흡시 ‘퇴출’

이재원 기자 2026. 7.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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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연구용역, 임시등재 이후 정식 급여체계 개편안 마련
인지행동치료·바이오피드백 구분...사용료는 유형별 고정가격 제안
환자 순응도·치료효과 중심 성과관리, 품질등급제 도입도 검토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디지털치료기기(DTx)가 건강보험 체계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존 의료기기와 다른 별도의 급여체계가 필요하며, 도입 초기에는 의사 행위료를 최대 100%까지 가산해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또 치료효과와 환자 순응도를 기준으로 급여 여부를 결정하고, 성과가 낮은 제품은 건강보험에서 퇴출하는 단계적 관리체계도 제안됐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주한 '디지털치료기기의 급여 적정성 평가기준 및 정식 등재방안 마련' 연구에서 제시된 내용이다.

우선 연구진은 디지털치료기기가 기존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술과 정책 접근 자체가 달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AI 의료기술은 의사가 진단이나 예측에 활용하는 보조기술인 반면, 디지털치료기기는 환자가 직접 치료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즉 AI 의료기술은 적응증 관리와 양성예측도 중심의 급여기준이 중요하지만, 디지털치료기기는 환자의 치료효과와 실제 사용 경험을 반영한 보상체계가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현재 운영 중인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제도를 통해 임시등재된 디지털치료기기가 실사용 근거(Real World Evidence)를 축적한 뒤 정식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현행 방향은 유지하되, 이후 관리체계를 보다 체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앱 사용료는 행위료와 분리해야...도입기엔 의사수가 최대 100% 가산

특히 연구진은 디지털치료기기 애플리케이션 사용료를 의사 행위료와 분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디지털치료기기 앱은 의료기관이 공동 사용하는 일반 의료기기와 달리 환자 개인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이며, 가격 역시 단순 행위료에 포함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인지·행동 기반 디지털치료기기는 치료효과가 환자별로 달라 객관적인 평가가 쉽지 않은 만큼, 우선 바이오피드백처럼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제품부터 급여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반면 인지행동치료 기반 제품은 기존 치료수단이 부족한 영역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연구진은 정식 등재 이후 시장 성숙도에 따라 도입기-정착기-안정기의 3단계 관리체계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도입기에는 의료진과 환자의 사용 경험을 늘리기 위해 기존 처방료와 효과평가료 외에 제품별로 행위료의 50~100%를 추가 보상하는 수가 가산사업을 운영하도록 했다.

정착기에는 추가 가산을 종료하고 일반 수가를 적용하며, 안정기에 들어서면 의사 행위료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도 담겼다. 다만 의사수가 감소로 인해 처방이 급감할 경우에는 이전 단계 수준으로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유연한 운영을 단서로 달았다.

연구진은 "현재 효과평가료를 하나로 운영하는 대신 바이오피드백형과 디지털 인지행동치료형으로 구분해야 한다"며 "인지행동치료형은 환자 교육과 상담, 순응도 관리 등 의사의 업무량이 더 많은 만큼 현재보다 약 1만원 높은 수준의 효과평가료를 적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용료 '유형별 고정가격'...성과 따라 급여 전환 혹은 건강보험 퇴출

기기사용료의 경우 현재 유형별 고정가격 체계를 유지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같은 목적의 제품이라면 버전 변경이나 일부 기능 차이가 있더라도 동일한 사용료를 적용하고 동일 목적의 후발 제품 역시 같은 수가를 적용하는 방식이 적절하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또 임시등재 기간 동안 축적된 처방률과 환자 순응도, 치료효과 등을 평가해 일부 적응증부터 선별급여 또는 급여로 전환하는 단계적 접근은 물론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 등 중증·희귀질환에서 치료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바이오피드백 제품군은 우선 급여 대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이밖에 연구진은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한 사후관리도 기존 의료기기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핵심 관리지표로 ▲청구 건수 ▲환자 순응도 ▲치료효과를 제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일정 주기마다 수가를 조정하거나 급여 수준을 변경하도록 했다.

특히 정식 등재 후 3년이 지난 제품이 치료효과나 환자 순응도에서 경쟁 제품보다 현저히 낮고 이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퇴출제도라는 허들을 만들었다.

아울러 제품 간 성능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가전제품의 에너지효율등급처럼 디지털치료기기 품질등급제를 도입해 1~3등급으로 평가·공개하는 방안과, 의료기관 밖에서 사용하는 특성을 고려해 기기사용료를 요양비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디지털치료기기는 인공지능 의료기술과 달리 환자가 치료효과를 직접 경험하는 기술"이라며 "수가 규제보다는 우수한 제품의 확산과 성과 중심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