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화났나, 김선빈 2회에 빼버렸다… 김도영-김호령도 고개 숙였다, 구호보다 약했던 경기력

[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롯데와 3연전에 총력전을 예고했다. 지난해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KIA는 지난해 전반기 막판까지 2위권에서 선두를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대전 한화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찜찜하게 전반기를 마감했다. 올스타 휴식기를 지나며 이 기분이 잊힐 것으로 생각했지만 체력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전반기 막판부터 후반기 초반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완전히 망쳤고, 결국 시즌 끝까지 이때 까먹은 것을 만회하지 못하고 끝내 8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KIA는 지난 주말 NC와 경기에서 두 판을 내줬고, 연패 상태로 사직에 왔다. 이 감독은 7일 김태형, 8일 제임스 네일, 9일 양현종을 선발로 예고하고 황동하를 9일 양현종과 1+1 식으로 붙일 구상을 드러냈다. 9일 투수진에 여유가 있는 만큼 7일과 8일은 불펜 총력전을 하겠다는 각오였다. 그만큼 이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감독은 “전반기 마지막이다. 우리가 작년에도 전반기 끝나는 시점에 좀 힘들었으니까 이번 3연전은 어떻게든 또 잘 마무리를 해야 작년에 걸었던 길을 또 안 걸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하면서 “투수들도 이틀을 쉬었으니 다 이틀 쉬고 나가는 것이고 그래서 좀 독하게 운영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감독의 이런 구호가 무색한 경기가 나왔다. 투수들도 문제였고, 상대 선발 엘빈 로드리게스에 묶인 타선도 문제였지만 결국 수비가 경기 초반 발목을 잡았다. 모두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으나 이닝을 조기에 끊어낼 수 있었던 상황에서 좋지 않은 플레이들이 나왔고, 결국 경기 초반 흐름을 내준 끝에 2-10으로 졌다. 3연패에 빠진 KIA는 작년 전반기 막판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KIA는 1회 박재현의 안타에 이은 도루, 그리고 2사 후 터진 나성범의 적시타를 묶어 1점을 선취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런데 1회 오히려 4점을 내주면서 경기 초반 밀리기 시작했다. 운이 좋지 않은 장면도 있었지만 수비도 문제였다.
1-0으로 앞선 1회 선두 황성빈에게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고, 이어 고승민의 기습번트 같은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여기서 레이예스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흔들린 김태형이 한동희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박찬형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2사 상황까지 끌고 갔고, 이어 전민재를 3루 땅볼로 유도했다. 3루수 김도영의 수비 위치가 조금 뒤에 있기는 했다. 하지만 잡는 데 문제가 있는 타구는 아니었고, 그라운드 상황을 볼 여유도 있었다.

타구가 빠르지는 않았고, 타자 주자 전민재는 비교적 주력이 좋은 선수다. 김도영이 여기에 너무 매몰됐다. 오히려 1루 주자 한동희의 주력은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잡은 뒤 침착하게 2루로만 던졌어도 한동희의 스피드로는 2루에 먼저 갈 수 없었다. 실제 김도영이 공을 잡은 순간 한동희는 1루와 2루의 중간 지점 밖에 오지 못했다. 사람이 공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김도영은 1루 주자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은 채 원바운드 송구를 시도했다. 일단 송구를 해 전민재를 잡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송구가 투바운드가 되면서 전민재가 간발의 차이로 살았다. 내야 안타로 기록됐으나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다. 오히려 자세를 가다듬은 뒤 바로 다이렉트 송구를 하는 게 나았다. 김도영의 강한 어깨를 생각하면 이쪽이 더 승산이 있었다.
그렇게 만루가 됐고, 이후 한태양의 2루 땅볼 때도 묘한 상황이 나왔다. 역시 느린 타구였다. 2루수 김선빈이 대시를 했으나 뭔가 대시와 동작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고, 한태양이 전력 질주해 세이프가 됐다. 원심은 아웃이라 KIA 선수들은 이닝 교대를 위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판정이 정정됐다. 그렇게 역전을 했다.

롯데는 이어 장두성이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4-1까지 리드를 벌렸다. 김도영의 판단, 김선빈의 기민한 대처 중 하나만 됐어도 1-1로 이닝이 끝나는 상황이었다. 김선빈은 2회 첫 타석에서 투수 앞 병살타를 치는 등 경기 초반에 잘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범호 KIA 감독은 2회 수비를 앞두고 정현창을 김선빈 대신 유격수 자리에 투입하고, 선발 유격수였던 김규성을 2루로 옮겼다.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었다. 약간의 문책성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회에는 투수 김태형의 실책이 나오면서 결국 1점을 더 내줬고, 3회에는 레이예스의 좌중간 안타 때 몸을 날린 박재현의 백업에 들어간 김호령이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고 옆으로 튀면서 손성빈이 그대로 홈에 들어왔다. 김도영 김선빈 김호령 세 플레이 모두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으나 선수들의 능력을 생각하면 더 나은 처리가 됐어야 마땅했다.
그렇게 3회까지 1-8로 뒤진 KIA는 이후 공격도 무기력하게 끌려가며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전세가 기울어졌다고 판단한 까닭인지 경기 중반부터 김도영 나성범 김호령 등 선발 선수들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이면서 8일 경기에 대비했다. 뭔가 강한 구호를 외치고 나온 경기였는데, 경기력은 그만한 결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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