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마운자로’가 뒤흔든 다이어트 업계…‘K비만치료제’ 출시 기대 크다[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
여름휴가를 앞두고 살을 빼야겠다는 얘기가 들려오는 것을 보니 어느덧 체중감량의 계절이 돌아왔나 보다. 사실 필자는 8년 전만 해도 술과 고기를 좋아하고 숨쉬기운동만 하던 전형적인 ‘배불뚝이 아저씨’였다. 허리디스크가 터지고 팔이 부러지는 악재를 연달아 겪어서 재활운동을 하게 됐다. 내친김에 운동 강도를 높이고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병행해 7개월 동안 14㎏을 감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소위 필자가 겪었던 ‘라떼’ 시절처럼 닭가슴살과 삶은 계란을 꾸역꾸역 먹으며 고통스러운 공복 유산소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간편한 피하주사식의 ‘위고비’나 ‘마운자로’가 체중감량에 탁월하다고 하니 말이다. 이러한 체중감량법의 변화는 기업들의 손익계산서를 통째로 뒤흔들며 거대한 자본의 대이동을 만들어냈다.
마운자로를 개발하고 생산한 일라이릴리 한국법인(한국릴리)의 2025년 매출액은 4821억원으로, 2024년 1642억원 대비 무려 194%나 수직 상승했다. 일라이릴리 본사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성장률만큼은 미국이나 유럽 등 타 지역을 월등히 앞선다.
위고비를 먼저 출시했던 노보노디스크의 한국 자회사인 노보노디스크제약 역시 기세가 무섭다. 2025년에는 매출액 695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3747억원 대비 86%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노보노디스크 전체 매출액 63조원에 비하면 큰 숫자는 아니지만 성장률은 역시 타 지역을 압도할 정도로 매우 높다.
그래서인지 닭가슴살 판매는 부진한 모양새다. 다이어터들의 성지였던 닭가슴살 플랫폼 ‘랭킹닷컴’의 운영사인 푸드나무의 매출액은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인다. 2023년 매출액이 1541억원이었는데 2024년에는 1206억원, 2025년엔 868억원으로 떨어졌다. 경쟁사인 허닭도 390억원 내외의 매출을 유지하다 2025년에는 349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연예인들의 체중감량 체험으로 유명한 ‘쥬비스다이어트’도 예외는 아니다. 3년 전만 해도 매출액 713억원에 119억원의 영업이익을 자랑했는데 그 이후 2년간 매출액이 500억원대로 주저앉았고 적자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에 매출액이 700억원대로 회복하긴 했으나,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전성기의 반 토막 수준이다.
이처럼 비만치료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효과가 입증되자 주식시장에서도 이들의 몸값은 천문학적으로 치솟았다. 일라이릴리는 미국의 대형 제약사 중 시가총액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노보노디스크는 덴마크를 넘어 한동안 유럽에서도 시가총액 1위 왕좌에 등극하기도 했다. 비만치료제 하나가 국가와 대륙의 경제 지형을 바꾸는 시대가 도래하니 우리나라의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오남용과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사실 체중감량은 식사 조절과 운동으로 실천하는 게 가장 좋기는 하지만 비만이 여러 심혈관질환과 성인병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건강 측면에서만 보면 이런 비만치료제는 인류의 축복임이 분명하다.
국내 기업들이 위고비, 마운자로에 버금가는 제품을 내놓게 된다면 아마 상상을 초월하는 실적을 낼 것이다. 우리는 이미 전 세계를 사로잡은 K뷰티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으니, 여기에 K비만치료제까지 더해진다면 전 세계 시장을 뒤흔들 시너지를 낼 수 있기에 더욱 기대가 크다.

박동흠 회계사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온라인 떠도는 “ㅁㅍㅈ 삽니다”···이 대통령 지시로 ‘임신 중지’ 제도 공백 해소 기대
- “전자레인지 이렇게 쓰면 전기료만 줄줄…” 전문가들이 말린 습관
- ‘조각 수박’ 샀다면 체크!…절대 먹으면 안 되는 수박의 신호 6가지
- “진짜 세종 가나” “나주가 웬말”···‘이전 지라시’에 극도로 뒤숭숭한 금융·공공기관
- [책과 삶]손재주 없다던 남편 직업은 ‘외과의사’···가사노동 ‘머릿속 알람’은 왜 여성에게
- “장에 좋다며…” 요거트 먹으면 배에 ‘가스’만 더부룩, 이유는 이거였다
- “들여보내지 말라니까!” 윤석열 호통 한번에, 경호처는 ‘사병’이 됐다 [법정 417호, 내란의
- [단독]SK에코플랜트, ‘미얀마 노동자 산재 사망’ 유족에 공식 사과…이주노동자 안전 대책 마
- 부부는 추락, 초등생 자녀 2명은 자택서 주검으로···의정부서 일가족 4명 사망
- 서울 집중호우로 강서·은평·마포구 침수경보 …19일까지 비 이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