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수익' 꿈꾸며 돈 넣었는데 '이럴 줄은'…개미들 '멘붕' [분석+]

강경주 2026. 7. 7. 20: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오징어게임' 될 수도"…K증시에 경고 나온 이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베팅 나선 투자자
기대 컸지만 수익은 마이너스
삼닉 단일 레버리지 ETF 14종 3조452억원 유입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레버리지 투자자 '직격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일주일 만에 3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지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이어 정치권과 금융당국까지 제도 개선 논의에 나서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코스콤 ETF 데이터 플랫폼인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에 3조452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SK하이닉스 일일 수익률을 두 배 추종하는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는 1조2933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 7903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 주가를 두 배 추종하는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는 5484억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는 3496억원이 몰렸다. 나머지 10개 상품의 유입 규모는 100억원 안팎 수준에 그쳤다. 이는 최근 한 달간(약 8조5250억원) 유입된 자금의 36%가 일주일간 집중된 것으로, 반도체 투톱의 실적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급격히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와 달리 주가는 하락했다. 같은 기간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24.8% 하락했고,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8.0% 내렸다. 이날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잠정 실적 발표 직후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레버리지 ETF 투자자의 손실은 더 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 기준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85조원을 대폭 웃돌았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폭락했다. 이에 따라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10%대 급락세를 보였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역시 4%대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자금 쏠림과 이로 인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레버리지 ETF의 일일 리밸런싱은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떨어지면 더 파는 '쇼트 감마' 구조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레버리지 ETF가 기초자산 가격 등락의 진폭을 키우고 시장 변동성을 높인다.

고변동성 증시 속 상품 장기 보유에 따른 가치 훼손이 발생하는 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초자산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레버리지 ETF의 고수익이 기대되지만, 이틀에 걸쳐 -10%, +10% 수익률을 기록하면 레버리지 ETF는 -4% 손실을 보게 된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월27일~7월6일까지 삼성전자의 주가 수익률은 누적 6.4%"라며 "일일 리밸런싱을 통해 기초자산 수익률의 2배를 충실히 추종했다고 했을 때, 해당 ETF의 누적 성과는 1.3%"라고 설명했다. 기초자산이 6.4% 상승했음에도 동일 기간 2배 레버리지 ETF의 성과는 12.8%가 아닌 1.3%로 더 저조한 성과를 보인 것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거래 쏠림이 심해지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5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 증시의 쏠림과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최근 반도체 업종의 실적 호조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부 기업에 대한 편중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관련 산업 환경 또는 시장의 기대 변화 등에 따라 유출입 규모가 확대되며 한 방향으로 거래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 오징어 게임이 될 위기'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증시의 반도체 투톱 쏠림 현상과 레버리지 상품 투자 확산 등을 지적했다. 지난 1년간 코스피지수가 165% 올랐지만,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빗댔다.

정치권에서도 상장폐지론이 제기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스피가 카지노로 전락했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 검토를 촉구했다.

안 의원은 "애초 목표였던 해외 투자자금의 국내 환류와 환율방어 효과도 미미하다"며 "홍콩 증시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투자금 11조원 중 한국 유입은 5000억원에 불과하고, 원·달러 환율은 이제 155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3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 예정인데, 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대책이 논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