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2번 안 쓴다고 했었는데… 이범호 더 유연해지나, ‘2도영’ 후반기에 자주 보나

[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시즌 초반 팀의 2번 타자 문제가 불거질 당시, 팀의 최고 타자인 김도영(23·KIA)의 2번 기용도 분석은 해봤다고 말했다.
당시 KIA는 박재현이라는 가능성 있는 리드오프감을 찾은 상황이었고, 김도영이 3번에 배치되어 있었다. 이 사이의 연결고리 몫을 하는 2번이 팀 득점력의 상당한 키를 쥐고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대다수 선수들이 2번만 가면 자기 몫을 못했다. 다른 타순에서 잘 치고 있다가도 2번에 가면 침묵하곤 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김호령이었다.
하위 타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호령을 2번으로 당겼지만 김호령이 2번에 가면 성적이 뚝 떨어졌다. 김선빈은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고, 그래서 김도영이 2번에 가는 것을 고려했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고민 끝에 김도영을 2번에 쓰지 않고, 4번보다는 3번에 놓는 쪽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2번으로 쓸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도영이 2번으로 가면 1~2번의 출루율은 좋아지겠지만, 중심타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였다. 결국 해결을 해야 점수가 나는 게 야구이기 때문에 김도영의 전진배치를 다소간 꺼리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2번으로 갈 일이 없을 것 같았던’ 김도영이 선발 2번 타자로 출전했다. 이날 KIA는 박재현(좌익수)-김도영(3루수)-카스트로(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한준수(포수)-박상준(1루수)-김선빈(2루수)-김규성(유격수)-김호령(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김도영을 2번으로 올리고, 최근 타격감이 상대적으로 좋은 카스트로, 나성범, 한준수의 타순도 당겼다. 어차피 라인업의 9명 모두가 타격감이 좋을 수는 없는 만큼 좋은 선수들을 한꺼번에 묶어 여기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일 수도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김도영 2번 배치에 대해 “지금 1·2번 타자들이 계속 못 살아나가고 있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 도영이가 치고 있다”고 현실을 짚으면서 “지금 호령이가 (타순이) 뒤에 갔을 때 괜찮고, 오늘 (상대 선발인) 에르난데스가 스위퍼를 던지는 유형이라 하위 타순에 두고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재현이 롯데전에 잘 쳤기 때문에 박재현 김도영 카스트로 나성범 한준수까지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앞으로 몰아넣고 세 경기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오늘 한번 해보고 아니면 다시 3번으로 내리고 하위 타순에서 잘 치는 친구가 생기면 2번을 또 다른 친구로 둘 것이다. 이게(김도영 2번) 좋다면 한시적으로 3연전을 한 번 해볼까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영의 2번 성적,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 등 여러 가지 조건이 있기는 지만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인 사직 롯데 3연전은 김도영의 2번 출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잘 치는 타자가 한 타석이라도 더 많이 들어가는 것을 선호한다. 예전에는 3번에 있었던 팀 내 최고 타자들이 2번으로 출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기동력을 갖춘 오타니 쇼헤이는 아예 1번을 치기도 한다. KIA도 김도영의 득점 생산력을 가장 극대화하는 것은 2번이다. 다만 김도영이 2번으로 올라가면 그 뒤에 해결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는 등 여러 가지 고민이 있을 수는 있다.
만약 김도영 2번 배치가 롯데 3연전에서 잘 먹힐 경우, 그리고 카스트로 나성범의 현재 성적이 고정적으로 유지되면 후반기에는 ‘2번 김도영’을 더 자주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이범호 감독이 전반기 마지막에 이르러 유연하게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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