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줄여라" 한마디에 '와르르'…외국인, 삼전 2조 던졌다
외국인, 삼성전자 2조원 던졌다
외국인 지분율 금융위기 후 최저
증권가선 "낙폭 과도한 수준"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엔비디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낸 기업이 됐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며 코스피지수는 ‘7천피’로 밀렸다.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난 데다 반도체 고점 통과 논란이 다시 제기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7일 코스피지수는 4.91% 하락한 7656.31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일(7648.09) 급락한 뒤 ‘8천피’에 즉시 복귀했지만 3거래일 만에 다시 7천피로 내려섰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87% 하락한 831.23에 마감했다. 올해 최저치다.
삼성전자가 이날 장 시작 전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810% 증가한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는 매도로 대응했다. 글로벌 1위 기업인 엔비디아보다 많은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반도체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아져 ‘서프라이즈’라고 부르기엔 부족했다고 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6.92% 하락해 29만6000원까지 밀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가 기대한) 스트리트 컨센서스는 90조원대로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실적을 셀온(고점 매도) 이벤트로 접근하는 시각이 단기적으로 우세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반도체 고점 통과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도 영향을 줬다. 모건스탠리는 6일(현지시간) 고객에게 발송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중심의 좁은 상승장이 마무리되고 시장 주도주가 점차 확산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반도체 비중을 줄이고 하이퍼스케일러 비중을 늘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2021년과 2024년 반도체 고점론을 제기해 ‘삼전닉스’ 폭락을 야기한 ‘반도체 저승사자’ 모건스탠리의 리포트에 외국인 투자자는 투매로 반응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삼성전자를 1조820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우선주 순매도액(1506억원)을 합하면 2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46%대로 하락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은 관련주 동반 하락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투톱 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6.06% 내린 220만1000원으로 하락한 것을 비롯해 SK스퀘어(-9.30%), 삼성전기(-9.85%), 현대자동차(-4.48%)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이날 낙폭이 다소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변동성이 커진 여파로 낙폭이 과도한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주가수익비율(PER) 측면에서 코스피지수가 극단적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급락하며 펀더멘털 둔화 우려가 제기되지만 실적이 개선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상향 조정되는 등 펀더멘털 호조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하락 위험보다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했다.
강진규/전범진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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