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미래산업 개척자]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 “AI 시대, 대구도 사람이 남는 도시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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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은 청년 유출과 수도권 집중이라는 현실 앞에서 늘 '인재를 빼앗기는 지역'으로 거론돼 왔다.
대구 수성구 시지동 출신인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에게 지역은 세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었다. 시지동에서 자라 영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는 '기술보다 사람'이라는 철학으로 메타버스에서 인공지능(AI)까지 변화의 흐름을 읽어왔다.
서 대표는 "대구에서 AI를 공부한 학생들이 졸업하면 결국 수도권으로 떠난다. 일자리와 기회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라며 "건물을 짓고 센터를 세우는 것보다 청년들이 '대구에서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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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가 경쟁력 있는 도시”…대구 AI 생태계의 해법 제시
대구·경북은 청년 유출과 수도권 집중이라는 현실 앞에서 늘 '인재를 빼앗기는 지역'으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지역에서 배우고 도전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창업가와 기업인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지역에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실패와 도전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
본보는 지역을 출발점으로 새로운 산업을 일구고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대구·경북 출신 창업가와 기업인들을 만나 그들의 성장 과정과 성공 전략을 들어본다. 창업의 계기와 실패의 경험, 미래산업에 대한 통찰, 그리고 지역이 갖춰야 할 경쟁력까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담아낼 예정이다.
이번 연재가 지역 청년들에게는 '대구·경북에서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지역사회에는 인재가 머물고 다시 돌아오는 창업 생태계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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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대구에서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대구 수성구 시지동 출신인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에게 지역은 세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었다. 시지동에서 자라 영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는 '기술보다 사람'이라는 철학으로 메타버스에서 인공지능(AI)까지 변화의 흐름을 읽어왔다.
영남대 메타버스 동아리에서 시작한 작은 프로젝트는 삼성전자·LG전자·SK와의 협업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미국 법인 설립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지역 AI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건물이나 시설보다 인재가 머물고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서 대표에게 AI 산업의 미래와 지역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메타버스에서 AI로
서 대표가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된 배경에는 메타버스가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대학원생이던 그는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누군가 만나고 교류하는 부분도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에 소통창구를 만들고자 영남대 온라인 캠퍼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당시 영남대 메타버스 동아리 YUMC 운영진과 함께 게임 '마인크래프트' 기반 가상캠퍼스를 만들었고, 이 프로젝트는 BBC 등 해외 언론에 소개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LG전자와 협업해 미국 대학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계기도 됐다.
서 대표는 이 경험을 통해 기술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메타버스든 AI든 내가 던진 질문은 늘 같았다"며 "사람과 사람을 어떻게 이어줄 것인가가 핵심이었다. 도구가 바뀌었을 뿐 그 질문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AI 시대, 핵심은 질문
현재 유메타랩의 핵심 기술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다. AI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과 지시를 설계하고, 할루시네이션(환각)을 줄이며,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도록 출력 형식을 다듬는 기술이다. 서 대표는 이를 "AI와 사람 사이를 잇는 언어를 설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쉽게 말하면 글을 구조적으로 쓰는 능력에 가깝다"며 "우리는 이 기술을 컨설팅으로만 제공하지 않고, '호리 AI' 같은 자체 서비스를 직접 출시해 기술력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학과 출신이라는 이력도 AI 사업의 강점이 됐다. 서 대표는 "철학은 정답을 외우는 학문이 아니라, 질문을 의심하는 학문"이라며 "AI에게 어떻게 질문해야 원하는 답이 나오는지, AI의 입장에서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상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AI 시대에도 대체되지 않을 능력으로 '질문하는 능력'을 꼽았다. 서 대표는 "AI는 답을 주는 데 점점 더 뛰어난 역량을 보이고 있지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왜 그것이 중요한지는 결국 사람의 몫"이라며 "좋은 질문은 사람이 살아온 맥락과 고민에서 나온다. 그래서 AI 시대일수록 인문학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시작해 세계로
서 대표는 대구가 자신에게 준 가장 큰 자산이 '조급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도권에서는 모두가 빠르게 뛰기 때문에 남을 따라가기 바쁘다"며 "대구에서는 내 속도로, 내 질문을 붙잡고 오래 고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남대 메타버스 프로젝트 역시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었다.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시작한 일이 대기업 협업과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천천히, 깊게' 가는 태도가 지역이 내게 준 가장 큰 자산"이라며 "화제를 좇기보다 본질을 좇는 습관을 배웠다"고 말했다.
현재 유메타랩 본사는 서울 마포구에 있고, 최근에는 미국 델라웨어에도 법인을 세웠다. 사업의 무게 중심이 수도권과 해외로 옮겨간 것은 사실이지만, 서 대표는 대구·경북과의 연결을 끊을 생각은 없다. 그는 "대구·경북은 내 뿌리이자, 회사의 시작점"이라며 "지역 인재와 협업하거나 지역 대학과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서는 기술 자체보다 문화와 맥락을 이해하는 힘을 강조했다. 그는 "모델 성능은 결국 빅테크가 가져간다"며 "우리 같은 회사가 살아남는 길은 특정 문화와 맥락을 가장 잘 이해하는 영역을 파고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AI 산업, 사람이 남아야 한다
서 대표는 지역 대학생들의 대구·경북 창업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와 인재, 네트워크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그는 "지역에서 시작하되 시야는 전국, 나아가 세계로 둬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어디서 시작하느냐보다 무엇을 만들어내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시대에는 좋은 결과물 하나만 있어도 위치와 무관하게 세상이 먼저 찾아온다"며 "메타버스 동아리 하나가 대기업의 연락을 받았던 것처럼"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가 AI 산업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인재가 머물 이유를 만드는 것이라고 꼽았다. 서 대표는 "대구에서 AI를 공부한 학생들이 졸업하면 결국 수도권으로 떠난다. 일자리와 기회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라며 "건물을 짓고 센터를 세우는 것보다 청년들이 '대구에서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은 성공사례가 쌓이고, 그것이 또 다른 창업과 도전을 부르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화려한 인프라보다 사람을 붙잡는 흐름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며 "지역이 청년에게 기회를 주고, 청년이 다시 지역의 산업을 키우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목표는 AI와 인문학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기술로 시작했지만, 결국 하고 싶은 일은 사람과 AI가 더 잘 대화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호리 AI'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서비스로 키우고, 미국 법인을 발판으로 한국적인 것을 세계의 언어로 풀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쌓은 노하우가 다음 세대 프롬프트 엔지니어들에게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며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것, 그것이 회사를 넘어 내가 이루고 싶은 진짜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수연 기자 waterkit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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