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고객 선점'…AI 공룡들, 스타트업에 컴퓨팅 크레딧 살포
![오픈AI와 앤트로픽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07/yonhap/20260707154316333lkeo.jpg)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선도적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미래 기업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수백만달러 규모의 컴퓨팅 크레딧을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레딧은 AI 모델 이용료를 대신 내주는 선불 포인트로, AI가 문장을 처리하는 최소 단위인 토큰(사용량)을 현금 없이 쓸 수 있게 해준다.
WSJ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은 AI 모델 기업들의 치열한 구애 속에 크레딧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일부는 여러 회사의 조건을 서로 비교해 유리한 쪽을 고르기도 한다.
사례는 다양하다. 기업용 음성 AI 에이전트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트업 다이얼 로거스의 한스 이바라 공동창업자는 여러 AI 기업으로부터 클라우드 컴퓨팅과 토큰 명목으로 300만달러(약 46억원) 이상의 크레딧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시드 투자 라운드 중간값에 맞먹는 규모다.
AI 요금 인프라 스타트업 터치마크는 에어비앤비 등을 배출한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이하 YC) 여름 프로그램이 시작되기도 전에 오픈AI·앤트로픽으로부터 총 100만달러 상당의 크레딧을 받았다.
터치마크 일리아 볼고프 터치마크 공동창업자는 이 크레딧 덕분에 이른바 '토큰맥싱(최대한 많은 토큰을 쓰는 것)'에 전력할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가 인수한 AI 코딩기업 커서는 지난 5일까지 75% 할인을 제공했다.
이런 쟁탈전은 AI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매출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됐다. 스타트업을 초기에 고객으로 확보하면 이후 성장 과정에서도 해당 도구에 계속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만 앤트로픽과 오픈AI 모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성 개선 압박을 받고 있으며, 중국산 모델을 포함한 저가·오픈 웨이트(무료 공개) 모델과의 경쟁에도 직면해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YC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에 지분 요구 없이 종전 3만달러였던 크레딧을 50만달러로 늘렸다.
오픈AI도 비슷한 시기 지분 대가로 200만달러 상당의 크레딧을 YC 참가 스타트업 전체에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가 이후 지분 없는 50만달러 크레딧에 지분 대가 150만달러 추가 크레딧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건을 조정했다.
구글 클라우드도 일부 스타트업에 최대 50만달러 상당의 클라우드 크레딧과 제미나이 모델 조기 접근권을 제공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웹서비스(AWS)도 비슷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AI 인프라 데이터·컨설팅업체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월 200달러인 앤트로픽의 '클로드 맥스' 요금제 가입자는 구독료 안에서 최대 8천달러 상당의 토큰을, 역시 월 200달러인 오픈AI '챗GPT 프로 20x' 요금제 가입자는 최대 1만4천달러 상당까지 소진할 수 있다.
이 차액이 사실상 기업들의 보조금인 셈이다.
WSJ는 YC가 연 4차례 기수마다 약 200개 사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두 회사의 크레딧 지급 규모가 향후 1년간 최대 8억달러(약 1조2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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