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In] 땜질식 개헌 시도?···여당 자충수 될라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26. 7. 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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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칼럼]
선관위 사태로 개헌 재점화
지선 땐 반대했던 국민의힘
땜질식 원포인트 개헌 우려
종합적 개헌 논의가 필수적
선관위 부실 관리로 개헌론이 재부상했다. 그러나 '원 포인트' 개헌은 문제 때마다 헌법을 고치는 악순환을 부를 수 있어, 여권의 장기적·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우리가 흔히 쓰는 표현 중에는 '학습 효과'라는 말이 있다. '학습 효과'의 사전적 의미는 "반복된 경험이 누적되어 수행이 개선되는 과정과 그 결과"다. 그런데 최근 여권의 태도를 보면 이런 학습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고 있는지 의문이 들어 걱정스럽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 관리 문제를 계기로 개헌이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개헌이 정치권의 주요 의제로 부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로 지난 지방선거 직전에도 개헌은 정치권의 중요한 화두였다. 당시 개헌을 제안한 인물은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이었다.

우원식 당시 의장은 무소속 신분이었다. 그런데 우리 국민 가운데 국회의장이 무소속 신분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국회가 정치적 중립으로 운영된다는 인식이 널리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원식 당시 의장이 제기한 개헌론을 여권의 주장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어쨌든 당시 우 의장이 주장한 개헌의 핵심은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헌법 전문에 5·18 정신 명시, 그리고 국가의 지역 균형 발전 책임 명시였다. 이런 내용의 개헌론을 제기하며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은 "한꺼번에 (개헌을) 하려다가 아무것도 못 하는 세월을 반복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합의되는 만큼만 한다는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자는 제안은 국민의힘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당시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를 반대했던 이유는, 개헌이 다른 정치적 이슈를 모두 빨아들이는 일종의 '정치적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 계엄으로 인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를 치러야 했던 국민의힘으로서는, 개헌 국민투표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실시될 경우 더욱 불리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개헌에 반대했던 것이라는 말이다. 어쨌든 개헌 시도는 무산됐는데, 이번에 다시 개헌이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다.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 관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런 주장 자체에는 공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감사원이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감사원이 선관위를 감사한다면, 권력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감사원을 독립 기관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 또한 헌법상 독립 기관인 선관위의 지위를 변경하려 하더라도 개헌은 불가피하다. 그렇기 때문에 선관위 문제 해결을 위해 일정한 수준의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선관위 문제 해결만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을 시도한다면, 나중에 다른 헌법적 문제가 불거질 경우 또다시 개헌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하게 된다. 이런 식이라면 우리나라는 '습관적 개헌 증후군'에 빠질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일 지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했더라면, 이번에는 선관위 문제를 이유로 또다시 개헌을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자칫 개헌에 개헌을 거듭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권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 개헌을 하지 않은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야 합리적일 텐데, 이번에 또다시 선관위 문제 해결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을 주장하는 모습을 보면 여권의 학습 효과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여권이 제대로 된 학습 효과를 가졌다면, 선관위 문제뿐 아니라 헌법의 미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안, 혹은 헌법 구조상의 한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문제들까지 미리 예견해 이를 종합적으로 개헌 논의에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정상이다.

이번 선관위 문제에 접근하는 여권의 시각을 보면서,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권력 집단으로서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갖추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된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일단 불을 끄고 보자는 식으로 개헌 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개헌에 대한 진정성은 단순히 '개헌의 성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헌에 접근하는 태도의 '신중함'에 있다. 과연 지금 여권이 개헌 문제를 대하는 데 있어 얼마나 신중한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한국세계지역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총무이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