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고용 격변기…“청년 위한 ‘숙련 사다리’ 복원 필요”

박지영 2026. 7. 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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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AI와 일자리의 공존’ 세미나
경제계·학계 한목소리
“AI 노출도 높은 업종부터 재교육 필요”
“업스킬링·리스킬링에 기업·정부 나서야”
7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AI와 일자리의 공존: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대응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AI(인공지능)가 노동생산성을 높이면서 AI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을 위해서 업스킬링(숙련도 향상)과 리스킬링(재숙련)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7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AI와 일자리의 공존: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대응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AI가 광범위하게 도입되며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고용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AI 도입에 따라 위협받는 일자리를 구분하고,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부터 필요한 능력을 재교육하는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AI로 한편에서는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특정 직무와 인력층이 고용불안에 노출되는 이중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정부는 이에 대응해 AI 전환의 산업·직무별 영향을 면밀히 살피고, 노동자의 역량 제고와 맞춤형 안전망을 강화하는 중장기 고용안정 정책을 촘촘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인 브루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임경제학자는 “OECD 연구에 따르면 AI는 향후 10년간 연간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0.4~0.9%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지만, 직업군별 OECD AI 노출도에 따라 영향을 차별적일 것”이라며 “즉각적인 일자리 소멸보다는 직무 내용과 필요 역량이 재편되는 노동시장의 대전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희 서울대 교수 또한 향후 인구 변화로 인해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부문과 AI 기술이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부문 사이의 ‘미스매치(불균형)’ 문제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AI 노출도는 금융, 법률 등 고임금·고숙련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반면, 향후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돌봄, 운송, 음식점 등은 AI를 통한 인력 대체가 어려운 저임금·저숙련 부문”이라며 “AI 확산만으로 장래 노동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력 대신 ‘역량 중심’ 채용·육성으로 전환해야
GS건설 직원들이 AI LAB을 활용하고 있는 사진. [GS건설 제공]

AI시대 고용 안정성을 위해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르네이 탄 싱가포르 평생학습연구소 부원장은 싱가포르의 ‘스킬스퓨처(SkillsFuture)’ 정책을 설명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25세 이상 모든 싱가포르 시민권자에게 교육과정을 수강할 수 있는 크레딧을 지급하며 평생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탄 부원장은 “한국도 학력이나 자격증만이 아닌 근로자의 실무 역량을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배치·육성하는 역량 중심(Skills-First) 접근을 강화하고, 교육훈련·고용서비스·인재 전략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기업 또한 AI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의 기업 경쟁력은 기술 도입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신기술 도입·사업 확장 등의 사업 전략과 이에 맞춰 근로자 역량을 개발활용하는 인재 전략을 함께 추진하는 기업이 더 높은 성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AI 확산은 단순히 일자리의 양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와 근로자에게 요구되는 역량 자체를 바꾸는 구조적 변화”라고 지적했다.

길은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하고 신체 부담이 큰 작업은 기술이 담당하고, 사람은 판단·조정·예외 처리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직무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정부는 근로자 보완, 안전 개선, 고용 유지 및 생산성 향상과 결합된 고용 친화적 AI 도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노사정 협력을 바탕으로 근로자의 직무 전환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AI 시대의 고용안정을 위한 과제는 ‘숙련도 향상(Upskilling)’과 ‘재숙련(Reskilling) 강화’로 압축된다”며 “정부의 고용서비스 시스템을 활용해 근로자의 직무 경험과 역량을 분석하고, 기존 역량과 연관성이 높으면서도 향후 인력 수요가 큰 직종으로의 전환 경로를 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숙련도 낮은 청년층은 위기…족집게 지원 필요

특히 청년층을 타깃한 족집게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중소기업에 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고도화된 직무에 대한 수요만 남아 중소기업의 일자리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AI 기반의 1인 창업은 증가할 수 있어, 청년들의 AI 활용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창업 지원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철희 교수 또한 “AI 확산으로 청년층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초급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어 정부가 기업의 채용·교육훈련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등 ‘숙련 사다리’ 복원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특히 향후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저숙련․저임금 부문은 민간의 AI 기술 개발 유인이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정부가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해 인력수급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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