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판 뜨고 배터리 주춤…대구 산업주 재편

김명환 기자 2026. 7. 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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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페타시스, AI 서버 수요 타고 시총 1조2천억 증가
엘앤에프, 유럽 고객사 변수에 배터리 소재주 부담 확대
생성형 AI 제작.

대구 산업주의 무게중심이 2차전지 소재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기차 캐즘과 고객사 리스크가 배터리 소재주를 누른 반면,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올라탄 고성능 기판 업체가 지역 증시의 새 주도축으로 떠올랐다.

7일 한국거래소 대구혁신성장센터와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대구·경북 상장법인 123개사의 시가총액은 104조6천935억 원으로 전월보다 32조7천192억 원, 23.8% 감소했다. 대구지역 시가총액도 28조5천239억 원으로 전월보다 18.7% 줄며 2024년 4분기부터 이어지던 상승세를 마감했다.

전체 시가총액은 크게 줄었지만 산업별 평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신산업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에서 낙폭이 더 컸다. 6월 대구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전월보다 17.6% 감소했고,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5조3천476억 원으로 22.8% 줄었다. 성장 기대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던 종목보다 실적과 수요처가 분명한 종목을 가려보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시가총액 1, 2위 기업의 방향은 갈렸다. 대구 시총 1위 이수페타시스는 2분기에만 몸집을 1조2천억 원 이상 키웠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버 투자 확대로 고다층 인쇄회로기판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이수페타시스가 대구 달성2차산업단지에 추진 중인 503억 원 규모의 드릴 공정 설비 투자도 실제 수요에 대응한 성장 재료로 받아들여졌다.

AI 관련 기업의 신규 상장도 지역 산업주 재편에 힘을 보탰다. 지난 6월30일 코스닥시장에는 딥러닝 기반 AI 카메라 영상인식 소프트웨어 기업인 스트라드비젼이 새로 입성했다. 포항에 기반을 둔 AI 연관 기업이 증시에 합류하면서 지역 산업 생태계가 배터리와 전통 제조업을 넘어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넓어지는 계기가 됐다.
대구상의 제공.

반면 한때 대구 산업주의 성장을 이끌었던 2차전지 소재주는 불확실성에 발목을 잡혔다. 지역 시총 2위 엘앤에프는 2분기에만 시가총액이 1조2천억 원가량 줄었다. 삼성SDI와 2027년부터 3년간 1조6천억 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지만, 유럽 고객사의 파산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식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도 부담을 키웠다. 수주 규모가 크더라도 실제 매출 반영 시점과 계약 안정성을 함께 따지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배터리 소재주에는 신규 수주 못지않게 기존 계약의 안정성과 실적 반영 속도가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하반기 지역 산업주의 향방은 수요가 얼마나 빨리 실적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AI기판은 데이터센터와 서버 투자 확대라는 비교적 분명한 수요를 등에 업고 있다. 반면 배터리 소재주는 전기차 수요 회복과 고객사 리스크 해소가 맞물려야 반등의 힘을 키울 수 있다.

한국거래소 대구혁신성장센터 관계자는 "6월 지역 증시는 신산업주 안에서도 평가 기준이 달라졌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AI기판은 수요가 실적으로 찍히는 속도, 2차전지 소재주는 고객사 리스크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하반기 기업가치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km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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