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안부럽네"...'1.7조' 역대급 호실적 예고한 미래에셋증권

박경보 기자 2026. 7. 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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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최초로 KB·신한·하나·우리금융과 이익 경쟁
스페이스X 평가이익에 브로커리지·WM 성장 더해져
커진 실적 변동성…지속 가능한 수익성 입증이 과제
그래픽=박혜수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2분기 1조70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두며 국내 금융권의 이익 판도를 뒤흔들 전망이다. KB금융지주에 이어 금융권 두 번째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며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를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페이스X 투자 평가이익이 호실적을 이끈 만큼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글로벌 투자 역량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입증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은 1조70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직전 최대였던 올해 1분기(약 1조원)를 크게 뛰어넘는 것은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이 현실화되면 미래에셋증권은 KB금융지주(1조8124억원)에 이어 금융권 두 번째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하게 된다. 컨센서스상 신한금융지주(1조6388억원), 하나금융지주(1조2281억원), 우리금융지주(9273억원)를 모두 앞서는 규모로, 국내 증권사가 4대 금융지주와 실적 경쟁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페이스X가 바꾼 실적 레벨…증권사도 '분기 1조 클럽'

이번 호실적의 결정적인 배경은 스페이스X 투자 성과다. 미래에셋증권은 비상장 시절부터 스페이스X에 투자해 왔고, 지난달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크게 뛰면서 대규모 평가이익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연결 기준)을 1조7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61.2% 웃도는 수준이다. KB증권은 스페이스X 투자 관련 평가이익 약 1조6000억원이 반영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iM증권도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연결 기준)을 전년 동기 대비 297.3% 급증한 1조6023억원으로 예상했다. 스페이스X 상장 이후 기업가치 상승을 반영하면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평가손익이 연결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가는 스페이스X 투자 성과가 단순한 평가이익을 넘어 미래에셋증권의 경쟁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혁신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투자 발굴 역량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것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투자는 단순 평가이익을 넘어 글로벌 탑티어 기업과의 관계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추가적인 딜 소싱 역량 확보는 물론 글로벌 진출 전략과 맞물려 사업 확장성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브로커리지·WM도 '쑥'…증시 호황 타고 수익성 '레벨업'

이번 실적을 스페이스X 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었고 자산관리(WM)와 퇴직연금 사업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올해 2분기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이 약 118조원으로 증가하면서 리테일 경쟁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은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위탁매매 수익 증가와 금융상품 판매 확대, 퇴직연금 성장에 힘입어 WM 수수료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증가 영향으로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2.0% 늘고 주식시장 상승과 퇴직연금 등 관리자산 증가로 WM 수수료 수익도 56.2% 증가할 것"이라며 "자산관리 전반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이 모든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개선된 것은 아니다. 브로커리지와 WM은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갔지만 전통 투자은행(IB)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딜이 많지 않았던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둔화가 이어지면서 수수료 손익 개선 폭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평가손익 의존도는 과제…익스포저 4조4000억원

이번 실적 상당 부분이 스페이스X 투자에 따른 평가손익에서 발생한 만큼 향후에도 이 같은 이익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향후 스페이스X 주가가 움직일 때 마다 실적이 크게 요동칠 수 있어서다.

강 연구원은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의 상당 부분은 스페이스X 지분 투자 관련 평가이익으로 구성돼 있다"며 "향후 스페이스X 주가 흐름에 따라 당기순이익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스페이스X 주가가 164달러일 때 미래에셋증권의 익스포저(성과보수 제외)를 약 4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10%만 움직여도 손익 변동 규모가 별도 기준 분기 순이익(4633억원)에 맞먹는다는 게 강 연구원의 설명이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도 "향후 관건은 스페이스X 관련 손익의 변동성을 관리하고 상반기 대규모 평가손익 기저를 어떻게 상쇄하느냐"라며 "글로벌 투자 플랫폼 전략은 토큰화 증권 등 브로커리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인 이익 반영 시점은 중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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