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레버리지에 외신도 경고 “카지노·오징어 게임 될 수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 시각) 한국 증시를 ‘카지노’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빗대며, 지난 1년간 세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 탓에 위험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WSJ는 “지난 1년간 코스피지수가 165% 올랐지만, 그 상승 과정이 엄청나게 험난했다”고 분석했다.
◇ 1년에 165% 올랐지만…매일이 롤러코스터
WSJ에 따르면 지난 목요일 종가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코스피지수가 하루 2% 이상 움직인 날은 77번에 달했다. 같은 기간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이 2% 이상 변동한 날은 5번뿐이었다. 코스피가 3% 이상 출렁인 날은 44번이었지만 S&P500은 한 번도 없었고, 코스피는 5% 이상 급변동한 날도 23번이나 됐다. WSJ는 “이 같은 변동성이 매매 자체를 즐기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시경제·퀀트 헤지펀드 아르케비움 캐피털의 설립자 막상스 비소는 “이처럼 뚜렷한 분열은 좀처럼 본 적이 없다”며 “행동을 좇는 개인 투자자에게 변동성은 곧 매력”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지수를 흔든다
WSJ는 시장 변동성이 점점 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반도체 대장주에 좌우되고 있다고 짚었다. 두 종목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이들의 등락이 지수 전체를 흔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레버리지 상품이 변동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하루 등락률을 2배 등으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로, 지수가 오르든 내리든 방향을 따라 기계적으로 매수·매도에 나서 진폭을 확대한다. WSJ는 “지난 5월 국내 상품이 허용되기 전까지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에 상장된 유사 ETF를 사들였고, SK하이닉스의 일일 변동폭을 두 배로 좇는 홍콩 기반 펀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레버리지 단일 종목 상품이 됐다”며 “한국은행을 포함한 규제 당국이 우려를 표하며 투기 과열을 진정시킬 방안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 외국인은 ‘카지노’를 떠나고 있다
WSJ는 “이런 상황에서 정작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54조원)를 넘었고, 6월 한 달에만 300억 달러가 이탈했다는 것이다. 한국과 대만이 주요 신흥국 지수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면서 외국인들이 투자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파티가 끝날 무렵이면 손실은 대부분 현지 개인 투자자들의 몫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인구 5100만 명의 한국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로 커졌지만,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WSJ는 “한국의 사례가 미국 규제 당국에도 교훈이 될 수 있다”며 “역사상 가장 고평가되고 특정 종목에 쏠린 증시에서 위험한 상품을 승인하고 안전장치를 허문 미국이 한국이 겪게 될 후폭풍을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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