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문턱 높인다…'3%룰' 주주동의 의무화
주주보호 미흡하면 상장 어려워져…해외 상장도 동일 기준 적용

금융당국이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앞으로 물적분할 자회사를 증시에 상장하려는 모회사는 '3%룰'을 적용한 주주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며,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충실의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책임이 부여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세부기준 거래소 규정 및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일반주주 권익을 충분히 보호하지 않는 중복상장을 막기 위해 상장심사와 이사회 의무를 전면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 물적분할 중복상장 주주동의 의무화
금융당국은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경우 주주동의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다.
주주동의 기준은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 방식과 같은 '3%룰'을 적용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합산 3%까지만 인정하고, 출석 의결권의 과반과 전체 의결권의 4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일반적인 중복상장의 경우에도 주주동의를 원칙적으로 권고하기로 했다. 다만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은 모회사 디스카운트 우려가 가장 큰 유형인 만큼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의무화했다.
주주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주주보호 노력이 이행된 것으로 추정한다. 반대로 주주동의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주주보호 조치가 충분했는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엄격하게 심사한다.
다만 자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자산 규모가 모두 모회사 대비 10% 미만인 저비중 회사는 예외를 둔다. 이 경우에는 주주동의가 없더라도 모회사 이사회가 5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찬성 결의를 했다면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한다.
◆ 이사회 책임 강화…상장심사도 더욱 엄격하게
금융위와 거래소는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충실의무를 기반으로 한 5대 의무를 새롭게 부과하기로 했다.
우선 중복상장이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어 평가 결과를 토대로 주주와 충분히 소통하고 필요하면 주주총회 등을 통해 주주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이사회는 이후 찬반 결의를 거쳐 결과를 자회사에 통보해야 하며 의무 이행 과정은 단계별로 공시해야 한다. 또 공정한 심의를 위해 독립적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사전 심의와 의결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주주보호 방안으로는 구주매출 대금을 활용한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소각,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등 자회사 지분 분배, 신사업 투자 등을 통한 모회사 가치 제고, 일정 기간 추가 사업 분할이나 다른 자회사 상장을 제한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이 같은 이사회 의무는 해외 증시에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사회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10억원의 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1일간 매매거래정지 페널티도 적용된다.
상장심사 기준도 강화된다.
앞으로는 자회사가 모회사로부터 영업과 경영 측면에서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자회사의 핵심 사업이 모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모회사가 사실상 좌우하는 경우에는 독립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투자자 보호 요건도 새롭게 마련됐다. 모회사 이사회가 5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최종적으로 찬성 결의를 했는지 여부가 상장심사의 핵심 기준으로 반영된다.
금융당국은 일반적인 중복상장의 경우에도 자회사의 독자적인 자금조달 필요성이 크거나 연구개발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첨단산업 등은 중복상장의 정당성을 보다 폭넓게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소 규정 개정안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은 오는 14일까지 예고기간을 거친 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시가총액 대비 상장사 간 지분보유 시가총액 비율로 산출한 국내 중복상장 비율은 11.2%로 미국 0.05%, 일본 4.0%, 중국 2.4%, 대만 2.7%보다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