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한국 방산 환상적"…이재명 대통령, 나토서 K방산 총력전
나토, 10년 만에 국방비 2.5배로…"역사적 도약"
11일까지 몽골 국빈 방문도 이어져


이재명 대통령이 7일부터 8일까지(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취임 후 첫 나토 정상회의 참석으로, 마크 루터 나토 사무총장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나토 회원국들이 일제히 국방비 증액에 나선 시점인 만큼, 이번 참석이 우리 방산 세일즈 외교의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이날 오전 자신의 엑스(X)에 소회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마크 루터 나토 사무총장님의 초청을 받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튀르키예로 향한다"며 "지난달 G7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에는 나토 무대에서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을 더욱 넓혀가려 한다"고 밝혔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루터 사무총장이 최근 한국의 방위산업 기반을 두고 남겼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사무총장님께서는 '한국을 사랑한다'며 우리 방위산업 기반이 '환상적'이라고 평가해 주셨다"고 전하면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흘린 수많은 땀방울이 오늘날 세계가 인정하는 경쟁력이 됐다는 것이 참으로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어 "오랜 시간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던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평화와 안보에 책임 있게 기여하는 나라가 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더 큰 자부심을 안겨드릴 수 있도록 이번 순방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우선 이 대통령은 7일 오후 앙카라 도착 직후 루터 사무총장과 첫 대면 면담을 갖는다. 이어 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국 대표들과 소인수 회담에 참석한 뒤, 정상회의 공식 행사인 나토 방위산업포럼 무대에 오른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공동의 가치, 더욱 강한 산업기반'을 주제로 기조발언과 패널 토론에 나선다. 저녁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공식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이튿날인 8일에는 방산을 비롯한 실질 협력 수요가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양자회담이 연이어 잡혀 있다. 정부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협력의 범위를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장기적인 안보 협력과 방산시장 진출 기반 마련으로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순방 전 브리핑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나토 방산 시장 진출과 견고한 방산 공급망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토 동맹국의 국방비가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최대 방산시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참석이 'K방산 수출 4대 강국 도약'을 향한 구체적 협력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위 실장은 이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 군과 기업들이 나토의 드론과 우주 등 혁신 분야 네트워크에 참여해 미래전(戰) 핵심 기술을 습득하고 공동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 국방 역량의 질적 고도화와 함께 혁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나토 회원국들이 유례가 없는 규모로 국방비를 늘리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나토 32개 회원국은 지난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오는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늘리기로 공식 합의한 바 있다. 이 가운데 3.5%는 병력과 무기 등 핵심 군사비에, 나머지 1.5%는 사이버 방어를 비롯해 인프라와 방위산업 기반 강화 등에 투입하는 구조다. 지난 2014년 합의된 기존 목표치가 GDP 대비 2%였던 점을 감안하면 10년 안에 국방비 지출 비중을 2.5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실제 증액하는 속도 역시 가파르다. 마크 루터 나토 사무총장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 유럽과 캐나다 회원국의 국방 지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규모다. 지난 2024년 한 해 나토 전체 국방비 지출은 1조5000억달러(약 2040조원)로, 이는 전 세계 국방비의 절반을 넘는 규모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미국의 안보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유럽 각국이 미국 군사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방위 역량을 서둘러 갖추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일례로 나토 회원국인 에스토니아의 경우, 올해 국방비 예산을 전체 GDP의 3.43%에서 5.4%로 늘렸다. 이는 나토 평균치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지난해 9월 마르구스 사크나 외교부 장관은 머니투데이방송MT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투기의 영공 침범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외 영국과 네덜란드, 핀란드, 폴란드 등은 방위비 확보를 위한 '다자간 방위 메커니즘'(MDM)을 오는 2027년 출범 목표로 추진 중이다. 영국 재무부 성명에 따르면 MDM은 방위 투자 가속화와 공동 조달 확대를 비롯해, 핵심 방위 역량에 대한 수요 결집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자금조달 모델이다.
문제는 속도로, 나토 동맹국 상당수가 자체 방위산업 생산 능력만으로는 목표 시한 안에 필요한 전력을 채우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를 염두에 두면 신속한 생산과 납기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무기체계가 새로운 공급망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앞서 2022년 폴란드와 맺은 약 10조원 규모의 K2 전차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이 대표적 사례로 꼽히며, 이후 에스토니아와 체코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 협력으로도 이어지는 중이다.
하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부 장관 역시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물론, 한국 기업과의 협력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나토 일정을 마친 뒤 9일부터 11일까지 몽골을 국빈 방문해 순방을 이어간다.
김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