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개 질문으로 확인한 이재명 정부 1주년 평가 보고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임기 2년 차를 맞는 이재명 정부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지난 호 '6·3 지방선거 표심 분석'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이재명 정부 1년 평가와 뉴이재명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을 싣는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47%가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 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부정 평가는 38%). 그런데 통합 인사에 후한 점수를 줄 것 같은 중도층의 긍정 응답률도 46%였다(부정 평가는 33%). 실제 외연 확장 효과가 있었는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전반에 대해 평가가 박한 20대 남성도 46%가 검찰개혁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기 2년 차를 맞는 이재명 정부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6·3 지방선거 이후 국정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다. 특히 20대 민심 이탈, 극우 정치의 득세, 차기 당권 경쟁 등 여러 난제를 풀어가야 한다. 이 대통령의 신흥 지지층인 ‘뉴이재명’을 둘러싼 논쟁도 치열하다. 〈시사IN〉은 여론조사 업체 한국리서치와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한 평가’를 알아보는 조사를 진행했다. 6월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웹조사로 241개에 달하는 질문을 던졌다. 민심의 경고등은 어디에서 켜졌고,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난 호 ‘6·3 지방선거 표심 분석’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이재명 정부 1년 평가와 뉴이재명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을 싣는다.
이 대통령은 1주년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저에게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치에는 앞으로 2년 동안 전국 단위 선거가 없다. 결국 남은 시간 동안 ‘오답 노트’를 잘 쓰느냐에 명운이 걸려 있다.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스타일은 정치권에 여러 ‘이야깃거리’를 불러일으킨다. 전략적 유연함인가, 원칙 없음인가. 취임 이후 대통령의 행보에 줄곧 따라오는 질문이다.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던 보수 정권 인사를 지명하는가 하면,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사면했다. 미국발 관세 압박과 중동 위기 등 대외 악재 속에서 실용 외교를 앞세우다가도 어느 날은 이스라엘군의 전쟁범죄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다. 여러 영역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을 하나의 궤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노무현을 닮았다’와 ‘박정희를 연상시킨다’는 모순된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기존의 이념 구도를 넘어선 새로운 리더십이 집권 2년 차를 맞고 있다.
■ 20대 남성 58%, 이재명 ‘못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잘하고 있다’가 58%로 나타났다.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4%였다. 긍정 응답이 과반이지만 기존 60%대 국정 지지율과 비교하면 지방선거 이후 하락하는 추세가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진보층 92%가 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보수층에선 28%에 그쳤다. 중도층의 긍정 평가(60%)는 평균을 웃돌았다. 연령과 성별로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압도적 지지층은 50대 남성(76%)이었다. 40대 남성(69%)과 40대 여성(69%), 50대 여성(68%)에게서도 굳건한 지지를 얻었다. 대부분 연령과 성별 가운데서 ‘잘하고 있다’가 ‘못하고 있다’를 앞섰는데, 딱 두 그룹만 반대였다. 20대 남성과 70대 이상 남성이다(〈그림 1〉 참조).

이번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다수 문항에서 ‘튀는’ 응답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70대 이상 남성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잘하고 있다(47%)’와 ‘못하고 있다(48%)’ 응답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반면, 20대 남성에서는 ‘잘하고 있다’가 33%, ‘못하고 있다’가 58%로 나타났다. 전통 보수층으로 분류되는 70대보다 20대 남성이 더 뚜렷한 ‘반이재명’ 그룹인 셈이다. 같은 세대인 20대 여성(‘잘하고 있다’ 59%, ‘못하고 있다’ 23%)과도 차이가 뚜렷하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20대 유권자들의 독특한 응답은 다음 호(제982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은 49.42%였다. 계엄과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도 과반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보수가 결집한 이유로 ‘반이재명 정서’가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야당 대표 시절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는 행보를 보이던 그가 대통령이 되자 완전히 바뀌었다.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구별 없이 쓰겠다”라고 했고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선언했다. 이 대통령을 뽑지 않은 유권자 중 일부가 새로운 지지층으로 합류했다. 이른바 ‘뉴이재명’ 현상이다. 그 결과 대선 득표율 과반에 미치지 못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60%대로 확장되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찍지 않았지만 현재 국정을 지지한다고 답한 뉴이재명 그룹은 전체 응답자 중 17%였다. 이재명 대통령 기존 지지층(41%)과 비지지층(32%)보다는 적은 비율이지만 신규 유입층이라는 면에서 정치적 주목도가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개인을 향한 지지가 두드러진다. ‘1년 전 당선 시점 대비 현재 평가’를 물었을 때 신규 유입층의 31%는 ‘기대한 것보다 더 잘하고 있다’, 55%는 ‘기대한 만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두 응답을 합치면 86%에 달한다. 기존 지지층 못지않다.
■ 훈풍에 가려진 자산 양극화
여기까지 보면 이재명 정부 1년은 나름대로 선방한 것 같다. 특히 대외적 위기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유례없이 불안한 시기였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한·미 협상 과정에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 허가를 얻어냈고,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해 석유 최고가격제,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을 추진했다. 이 대통령 특유의 추진력과 위기 대응 리더십이 주목받았다. 경제지표도 반등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맞물리면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넘겼고 걸출한 수출 성과를 냈다.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세부 결과를 뜯어보면 그림자도 보인다. 〈그림 2〉는 이번 조사에서 분야별 정부 대응을 물은 결과다. 외교(55%), 치안(53%), 국가 경제(49%) 같은 대외적 위기 대응과 거시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높았다. 반면 가정 경제(40%), 일자리·고용(38%), 부동산 대응(36%), 물가 대응(35%) 4개 분야에서는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더 앞섰다. ‘훈풍’이 부는 듯 보이는 몇몇 지표에도 체감경기는 차갑다고 보는 이가 많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섰고 소비자물가가 부쩍 올랐다. 특히 20대 반응을 보면 가정 경제(25%), 일자리·고용(21%), 부동산 대응(21%), 물가 대응(16%)에 관한 긍정 평가가 전 연령 가운데 가장 낮았다. 청년층의 경제적 불안 혹은 불만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도 6월23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우려를 표명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으로 자산을 형성할 기회 자체가 부족한 청년 세대는 현시대의 가장 큰 소외자들이다. ‘역대급’ 성과급이나 코스피 지수도 ‘나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라는 청년들의 소외감을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기업과 자산 보유층에 집중된다면 자산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지표 개선이 곧바로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느끼는 국민은 많지 않았다. ‘현 정부 들어 본인 삶이 어떻게 바뀌었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했다. ‘변동 없는 편(44%)’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가운데 ‘나빠진 편’(27%)이 ‘나아진 편’(20%)보다 높게 나타났다.
좀 더 구체적으로 ‘주식시장 상승으로 가정 경제에 실질적 이득을 봤는지’ 물었다(〈그림 3〉 참조). 주식시장 활성화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목표로 삼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정부 여당은 이를 위해 상법 개정 및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조사 결과, 주식으로 이득을 본다고 답한 이들은 제한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5%가 ‘매우 그렇다’, 25%가 ‘그런 편이다’고 답한 반면 ‘그렇지 않은 편이다(31%)’와 ‘전혀 그렇지 않다(32%)’는 응답이 63%에 달했다. 10명 중 6명은 주가 상승의 혜택을 얻지 못한 셈이다. 국내 주식투자를 한다고 응답한 이들 가운데서도 ‘그렇지 않은 편이다(33%)’와 ‘전혀 그렇지 않다(18%)’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다만 계층별 차이가 뚜렷했다. 자신의 사회경제적 계층을 ‘상층’이라 인식한 응답자 48%가 주가 상승으로 실질적 이득을 봤다고 답했다(‘매우 그렇다’ 15%, ‘그런 편이다’ 33%). ‘하층’ 응답자 70%가 이득을 보지 못했다고 답한 것과 대비된다(‘그렇지 않은 편이다’ 32%, ‘전혀 그렇지 않다’ 38%). 증시 호황의 성과가 사회 전반에 고르게 확산되기보다 여력이 있는 계층에 집중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증시 호황을 ‘정부의 성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사실도 이번 조사로 드러났다. 국내 주식시장 호황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는지 물었을 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의 실적 상승’을 꼽는 의견(80%)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그림 4〉 참조). 이어 ‘인공지능 관련 산업의 세계적인 호황(52%)’이 뒤를 이었다. ‘이재명 정부의 경제·자본시장 정책’의 효과가 있다고 보는 의견은 35%에 그쳤다. 국내 주식에 투자한다고 응답한 이들과 신규 유입층(뉴이재명)에서도 ‘이재명 정부 덕택’이라는 의견이 절반을 넘기지 못했다(각각 41%, 29%).

■ 중도층 확장보다 지지층 결집했나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어떤 점에서 오르고 내렸을까. 현 정부에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주요 정책과 이슈 13개를 제시한 뒤 평가해달라고 했다(〈그림 5〉 참조). 조사 결과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국무회의·업무보고 생중계 등 국정 운영 공개’와 ‘대통령의 산업재해 사업장 방문 등 산재 방지 대책’이었다. 두 항목 모두 긍정 평가가 60%로 집계됐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 89%와 88%가 각각 국정 생중계와 산재 대응을 ‘잘했다’고 응답했다. 보수 정당에서도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른 사안에서는 긍정 평가가 10~20%에 머물렀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32%, 31%가 각각 국정 생중계와 산재 대응을 좋게 평가했다. 국정 생중계의 경우 개혁신당 지지층에서도 62%가 긍정적으로 인식한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두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이슈에서는 민주당 지지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의 ‘잘했다’ 응답이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검경 수사권 이전, 공소청 신설 등 검찰개혁’의 경우 전체 응답자 4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민주당 지지층과 국민의힘 지지층 응답을 구분해서 보면 양자의 평가는 정반대다(민주당 지지층 78%, 국민의힘 지지층 10%가 ‘잘했다’). ‘법왜곡죄·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도 비슷한 양상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77%가 긍정 평가한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9%만이 ‘잘했다’고 답했다. ‘윤석열 계엄·탄핵 이후 내란 극복’도 양당 지지층의 긍정 평가 차이가 67%포인트에 달했다.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이벤트 비판 및 불매 선언’에서도 온도 차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진보층 7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보수층에선 83%가 부정적으로 봤다. 중도층에서는 ‘잘했다’(38%)보다 ‘잘못했다’(47%)는 응답이 더 많았다. 결과적으로 중도층 확장보다는 지지층 결집에 방점이 찍힌 행보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체 13개 이슈 중 ‘조국 대표 사면’은 ‘잘했다’는 응답이 33%에 그쳐 최하위를 기록했다. ‘잘 못했다’는 응답(53%)도 가장 많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긍정 평가가 57%에 머물렀고 32%가 ‘잘 못했다’고 답해 적지 않은 이견이 확인됐다. 반면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82%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범여권 지지층 내부에서 가장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이었다.
‘국민의힘 출신 인사 지명 등 국민 통합 행보’는 정치권에서 가장 논쟁적인 이슈 가운데 하나다. 이재명 대통령의 외연 확장 전략이지만 통합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있다. 내란 옹호 이력, 과거 보좌진 갑질 사건 등이 알려지며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 캠프에 영입한 김용남 전 의원은 경기 평택을 재선거 과정에서 차명 대부업체 운영 의혹 등에 휩싸였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47%가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 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부정 평가는 38%). 그런데 통합 인사에 후한 점수를 줄 것 같은 중도층의 긍정 응답률도 46%였다(부정 평가는 33%). 실제 외연 확장 효과가 있었는지는 미지수다.
■ 대통령의 SNS, 긍정 평가가 우세
이번 웹조사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SNS 사용에 대한 평가도 함께 물었다. 취임 이후 X(옛 트위터)는 이 대통령의 ‘직통 정치’의 장이 되었다. 그만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검찰개혁, 당정 갈등, 다주택자 투기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힐 수 있지만, 정제되지 않은 직설적 표현으로 갈등을 유발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6월3일 지방선거 당일 이 대통령은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투표하셨냐” 등 네 차례에 걸쳐 투표 참여를 독려했는데, 야권 지지층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응답자들은 이 대통령의 SNS 활용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림 6〉 참조). 전체의 52%가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부정 평가는 38%였다. 이념 성향에 따라 의견 차이가 뚜렷했다. 진보층에선 83%가 좋게 봤지만 보수층에선 70%가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긍정 평가를 한 응답자에게 이유를 묻자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소통해서(64%)’ 좋다는 의견이 가장 우세했다. ‘언론 등의 왜곡 없이 직접 의견을 전달해서(53%)’ ‘주요 이슈에 대해 신속하게 입장을 전달해서(52%)’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을 알 수 있어서(50%)’라는 응답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반면 ‘대통령의 속마음을 알 수 있어서(23%)’나 ‘정책 추진에 실제로 도움이 되어서(18%)’를 꼽은 의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대로 대통령의 SNS 사용을 부정 평가한 응답층(38%)에게 이유를 물었다. ‘정치적·개인적 목적이 우선되어 보여서(59%)’ ‘국민을 선동하는 것처럼 보여서(58%)’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나 거친 표현에 대한 반감은 오히려 후순위였다. 응답자들은 ‘충분한 숙의 없이 즉흥적으로 메시지를 내서(50%)’ ‘대통령직의 권위·격에 맞지 않아서(47%)’ 이 대통령의 SNS 사용을 부정적으로 봤다. ‘부정확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담아서(33%)’ ‘게시 횟수가 너무 잦아서(18%)’라는 의견은 많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 중 이재명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은 어디에 가까울까. 진보 보수 정책을 넘나드는 탓에 정치권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시사IN〉은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역대 대통령의 이념을 같이 평가해달라고 했다. 〈그림 7〉에 나온 것처럼 0은 매우 진보, 5는 중도, 10은 보수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점으로, 전체 대통령 중 가장 진보적 인물로 평가받았다. 문재인 대통령(3.0점)과 노무현 대통령(3.1점), 김대중 대통령(3.2점)보다 이념 성향이 더 왼쪽에 위치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선언 이후 ‘박정희 대통령이 연상된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국가 주도의 AI 산업 정책을 추진하거나 강력한 행정조치를 시행하는 면모 때문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 국민들의 인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통치 스타일이 가장 유사한 전직 대통령’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32%가 ‘없다(18%)’, ‘모르겠다(14%)’고 답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서는 노무현 대통령(27%)을 연상하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17%가 문재인 대통령을, 10%가 김대중 대통령을 뽑았다. 박정희 대통령을 뽑은 응답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 검찰개혁·조작기소 특검법 향한 질문
한편 지난해 9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오는 10월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검찰청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분리된다. 민주당에선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공소청 소속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것인가 하는 논쟁으로 뜨겁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19일 보완수사권에 대해 “아주 엄격한 조건하에 예외적으로 남겨둘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청래 대표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정답”이라며 선명성을 부각했다. 당초 “숙의가 필요하다”라던 김민석 총리도 지지층 여론을 의식한 듯 “현시점에서는 폐지가 불가피하다”라며 폐지론에 무게를 실었다. 집권 초부터 불 지펴졌던 ‘당청 갈등’이 차기 권력 다툼과 보완수사권 문제와 맞물리며 증폭되는 모양새다.
논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응답자들에게 검찰개혁 필요성과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의견을 분리해서 물었다(〈그림 8〉 참조). 조사 결과 응답자 62%가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불필요하다’는 25%). 전 연령과 성별에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불필요하다’는 응답을 앞섰다. 여야 갈등이 컸던 이슈인 만큼 의외의 결과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전반에 대해 평가가 박한 20대 남성도 46%가 검찰개혁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중도층 62%가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한 가운데 보수층에서는 불필요하다는 응답(50%)이 필요하다는 응답(40%)보다 많았다.


보완수사권은 어떨까. 조사 결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5%로 과반을 차지했다(‘폐지해야 한다’는 27%). 전 연령과 성별에서도 ‘유지 의견’이 더 우세했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50대 남성 응답에서는 ‘유지 의견(48%)’과 ‘폐지 의견(44%)’ 이 팽팽한 편이었다. 진보층에서는 폐지해야 한다는 쪽(49%)이 많지만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33%)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여권 안에서도 논쟁적 이슈다. 민주당 지지층 48%가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본 반면,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68%가 폐지를 원했다. 두 정당 지지층의 의견이 20%포인트 차이로 갈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해서도 물었다(〈그림 9〉 참조).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에 공소 취소 권한이 포함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셀프 면죄부’를 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 진영을 결집시키는 결정적 빌미가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시정해야 한다”라며 특검 추진 필요성을 밝혔다.



여러 쟁점이 섞여 있는 만큼 여기서도 질문을 분리했다. ‘지난 정부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부당했는지’ ‘이를 위해 조작기소 특검법이 필요한지’ ‘특검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는 권한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43%가 지난 정부의 이재명 수사가 ‘부당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부당했다’는 39%). 중도층에서는 ‘부당하지 않았다’와 ‘부당했다’는 응답이 각각 38%, 33%로 나타났다. 반면 진보층에서는 ‘부당했다’는 응답이 67%로 우세했고, 보수층에서는 ‘부당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71%를 차지해 이념 성향에 따른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조작기소 특검법은 필요할까? 앞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수사가 부당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음에도 조작기소 특검법이 ‘필요하다’는 응답(43%)이 ‘불필요하다’는 응답(34%)보다 많았다. 특히 중도층에서도 43%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도층 여론을 요약하자면, 이재명 대통령 수사는 부당하지 않았지만 조작기소 문제와 관련해 특검법은 필요하다고 본 셈이다. 윤석열 정권에서 이뤄진 수사기관의 조작기소 의혹에 대해서는 규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와 더불어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여론이 우세했다. 전체 응답자의 53%가 특검이 공소 취소 권한을 ‘가지면 안 된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이 권한까지 갖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가 감지된다.
■ 사법 리스크보다 치명적인 위험 요인
〈그림 9〉에서 나타난 전체 여론을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이 대통령 수사는 부당하지 않지만, 조작기소 특검은 필요하다. 다만 공소 취소 권한은 삭제해야 한다.’ 좀 더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지우기 위해 권력을 남용할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전체 응답자 49%가 동의했고 40%는 동의하지 않았다(〈그림 10〉 참조). 지지 정당별로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 지지층의 76%가 ‘권력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88%가 남용할 것이라고 봤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72%가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중도층만 살펴보면 남용할 것이라는 인식(45%)이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37%)보다 높았다.

비슷한 우려가 〈그림 11〉에서도 포착된다. 정치권에서 이재명 정부의 잠재 리스크로 거론되는 항목을 제시하고 평가해달라고 했다. 응답자들은 ‘대장동, 대북송금 사건 등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사법 사건들(58%)’의 위험도를 가장 크게 인식했다. 한편, 진보층·민주당 지지층·조국혁신당 지지층 등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응답층에서는 이것보다 더 치명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은 항목이 있었다. ‘소위 친청계 등 민주당 내 다른 계파와 갈등’이다. 정청래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이른바 ‘명청 갈등’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지도부와 청와대, 친문과 친명, 기존 지지층과 신규 유입층 간의 신경전이 점차 커져가는 모습을 여권 지지자들은 불안하게 지켜보는 것이다.

지지율 하락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이제 민심은 여권에 썩 유리하지 않아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에게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입법부와 행정부를 모두 주도하고 있습니다. 다음 중 어느 주장에 더 공감하십니까?’라고 물었다(〈그림 12〉 참조). 조사 결과 ‘순조로운 국정 운영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34%에 그친 반면, ‘권력 집중은 견제와 균형을 해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55%에 달했다. 이대로라면 다음 2028년 총선에서는 여당을 견제하려는 심리가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년 전 취임 선서에서 “통합은 유능함의 지표이고 분열은 무능의 결과”라며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집권 2년 차 그 약속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